4만 km 주행 소감과
PHEV에 대한 회고
제 차는 2019년 4월 3일 차량을 인도받아 이제 1년 4개월이 지난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입니다. 만 킬로 단위를 넘어갈 때마다 주행 소감을 써보는데요, 벌써 4계절인 1년이 지나고 다시 여름이 되었습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구동용 배터리를 충전해서 모터의 힘만으로 차량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하이브리드 엔진도 있어 충전을 안 해도 자량을 움직이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만 km를 주행한 현재 주행 소감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차량의 가격
환경부 보조금은 500만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환경부에서 보조금을 500만원 지원받는 차량입니다. 수입차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있지만 보조금 5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은 아이오닉과 니로 2종이 전부라고 할만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제한된 예산으로 1년에 300대 분이 전부라 국내 보급률은 최하위에 가까울 정도로 낮습니다. 보조금 없이 차량을 구매하는 분은 없을 테니까요
실제 구매가격은 3,300만원
제 차의 경우 차량 가격만 3,800만원이 넘고 보조금 500만원을 차량등록 후 받아서 실제 구매가격은 3,300만원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동급 하이브리드(HEV) 보다와의 가격차 300만원이 비싼데 전기 충전으로 EV 모드 주행이 가능하다는 이점으로 선뜻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적습니다. 차라리 가격대가 비슷하거나 저렴한 전기차를 선택하겠죠.
2. 차량의 크기와 스타일
아이오닉의 차량 크기는 준중형입니다. 현재 출시 중인 준중형 차량인 아반떼와 비슷한 크기라고 보면 되는데요 해치백 스타일이라 국내에서 선호하지 않는 모양 때문에도 고전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합니다. 만약 아반떼 스타일에 PHEV 가 출시된다면 이야기가 달려졌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PHEV 차량은 중대형 세단만큼 큼직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현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은 아이오닉보다 그랜저가 훨씬 잘 팔립니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여기에서 나타나나지만 과거 쏘나타 PHEV가 고전하고 단종된 것을 보면 사이즈의 문제는 아니고 결론은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이오닉은 패밀리카라기보다 저같이 출퇴근이나 업무용으로 사용하기는 좋습니다. 하지만 뒷자리의 편안함을 기대하면 안 되는 차량입니다.
3. 주행성능
괜찮은 퍼포먼스와
EV모드의 안락함
파워풀한 주행성엔 불만은 없습니다. 스포츠 모드를 통해 강제로 엔진 개입이 이루어져서 모터와 엔진이 함께 힘을 내주는데 괜찮은 퍼포먼스를 내줍니다. 하지만 그럴 일은 굉장히 드문데요, 연비와 배터리를 충전하는 만큼 경제적인 차량이라 월 유지 비용을 아끼기 위해 배터리 충전을 자주 할수록 이득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엔진 가동은 최소로 하고 있죠.
EV 모드는
순수 전기차와 동일
사실 EV 모드 주행 시 조용함과 안락함은 그냥 순수 전기차량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전기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이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고 할만합니다. 참고로 운전석 시트 포지션은 PHEV 와 HEV는 동일하나 EV 차량은 운전석이 높습니다. 이유는 차체 하부에 있는 배터리 때문이랍니다. 저는 이 부분이 아이오닉 EV 모델에 있어 단점으로 작용하더군요
4. 경제성
이 정도면 전기차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행하는 분은 대부분 배터리 충전을 자주 하리라 봅니다. 저도 그렇지만 하루 2번 충전은 기본이고 주차 시 완속 충전기에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어 하루 100km까지도 엔진 개입 없이 EV 모드로 만 주행이 가능합니다. 이유는 경제성이 가장 큰 보상이 되고 EV모드의 조용한 주행 느낌이 좋아서라고도 할만합니다. 그래서 월 2500km를 평균적으로 주행하는데 5만원의 운행 유지 비용이 들더군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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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하지만 올해 7월부터 인상된 전기차 충전 요금이 생각보다 인상폭이 커져서 5만원의 유지 비용보다 더 많은 7~8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내년 7월이 되면 또 오를 예정이니 마음의 준비는 해야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연비 좋은 플러그인 차량이라 순수 전기차의 유지비 인상폭보다는 충격이 덜합니다.
5. 미래의 가치
이 부분이 좀 어두운 면인데요, 자동차를 구매할 때 언젠간 이차를 중고로 매각할 날이 올 겁니다. 물론 폐차할 때까지 운행한다면 모를까 급변하는 기술 덕에 향후 5년 이내 엄청난 기술로 무장한 차량이 나온다면 빨리 바꾸고 싶겠죠. 시점이 언제가 되던 제 차는 희소성과 많이 거래되지 않는 차량임에 분명합니다. 그래서 중고차 매각 시 감가가 될 확률이 다른 차량보다 높습니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져야 좋은 가격이 형성된다는 경제논리가 있듯 찾는 사람이 없으면 그 가치는 점점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신차 구매 시점에서도 많이 팔리는 차량을 구매해야 미래 가치가 어느 정도 확보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차량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의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많이 운행할 차량이고 전기차는 충전에 부담이 가는 상황이라 대안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이젠 항속거리가 길어진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바뀌었습니다.
다음 차는 무조건
전기차다!
6. 내연기관은 몰락할까?
사람들은 차량을 선택할 때 다양한 요소를 고려합니다. 제조사부터 차량의 디자인, 크기, 사용연료, 연비, 색상, 첨단 사양에 환경까지 이보다 더 많은 부분을 종합적으로 보고 내게 맞는 차량을 선택합니다.
미래의 차량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전기차나 수소 연료 전기차가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내연기관 차량은 10년 안에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이제는 메이저급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속속 준비하고 출시하는 시점이 되었고 조만간 서로 앞다투어 신모델의 전기차를 쏟아낸다면 전기차의 성장 속도가 급변하는 시기가 조만간 올 겁니다. 그때가 되면 신차 개발의 중심엔 전기차만 남게 되겠고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언젠간 곧 사라질 위기가 될 겁니다.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으나 내연기관을 탑재한 차량은 희소성이 있을 만큼 수요와 관심에서 멀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4만 킬로 주행 후
결론
16개월 전 차량을 인도받을 때는 “오래 탈 차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것은 분명한데 아이오닉이란 차종은 이미 단종이 되었고 전기차만 생산하는 시점에서 이를 뒷받침해줄 후속 모델은 내년 초 출시할 NE45라는 전기차 모델입니다. 앞으로의 가치 하락세가 얼마나 될지 현시점에서 가격도 알아보고 적절한 교체 시점을 생각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기차의 혜택은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앞으로 탈만한 차는 전기차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면 줄어든 혜택보다 더 큰 장점을 생각하고 구매 시기를 따져봐야겠습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쉬운 점은 보조금 대수가 확대되고 넉넉한 사이즈에 완속 충전 인프라가 많이 구축된다면 더욱 사랑받는 차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젠 그럴 전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4만 km를 주행하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래도 1년은 더 타 봐야겠습니다. 향후 출시되는 전기차가 나올수록 위축될 것 같습니다.
고구려인
아이오닉 플러그인 | carmaster &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