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전기가 잘 통하고 물에 젖은 손으로 전기 콘센트를 만지면 감전의 위험이 크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왔고, 매체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교육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전기를 이용해서 운행되는 전기차 (BEV : Battery Electric Vehicle)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는 비가 오는 날 충전해도 감전의 위험이 없고 안전할까? 이러한 우려는 너무나 당연하며, 비가 오는 날 전기차 충전을 할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비가 오는 날 전기차를 안전하게 충전하는 방법과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감전에 대한 안전 설계
사람이 전기로부터 감전이 되려면 전기가 흐르는 경로(loop)가 사람을 통과해야 한다. 새가 전깃줄에 앉아있어도 감전이 되지 않는 이유는 전기가 새의 몸으로 통과하지 않고 전깃줄로만 흐르기 때문이다. 전기차역시 충전 중에 사람이 차체를 만져도 동전위(同電位)이기 때문에 사람 몸으로 전기가 흐르지 않아 감전이 되지 않는다.
만약에 전기차 부품이 소손되어 절연파괴가 되거나 충전 중 누설 전류가 흐르면 진단을 하여 충전을 중단시키고 전력을 차단한다. 하지만, 전기차 부품에 이상이 있다면 차체를 만지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그리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젖은 손으로 충전 커넥터를 만지거나, 충전 커넥터를 연결할 때 사용자가 물 위에서 충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이 사람 신체에 닿으면 접촉 저항이 낮아져 전기가 사람 쪽으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방수에 대한 안전 설계
비 오는 날 전기차를 충전할 때, 충전구와 충전 커넥터로 빗물이 유입되는 것을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구는 빗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설계가 되어 있으며, 충전 커넥터가 전기차 충전구에 체결되면 방수가 되어 액체가 유입되지 못하게 막는다.
그래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전기차 충전 스탠드 중 캐노피가 없는 충전 스탠드가 종종 있다. 그리고 충전 커넥터가 제대로 비치되어 있지 않으면 충전 커넥터로 물이 들어가 고일 수도 있다. 만약에 충전 커넥터에 물이 많이 들어간 상태로 충전 커넥터를 체결하고 충전을 시작하면, 물에 전기가 흐르면서 물이 끓게 되고, 폭발 및 화재의 위험성이 있다. 물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충전 커넥터와 차량 충전구에 모두 온도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과온이 되면 전력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이렇게 보호 기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비 오는 날 충전 커넥터에 물이 고이지는 않았는지 꼭 눈으로 확인 후 전기차 충전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번개에 대한 안전 설계
비 오는 날 전기차 충전 중에 번개를 맞을 수도 있다. 접지 설계가 제대로 되어 있다면 번개로 인한 전기는 접지를 통해 땅으로 흘러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충전 스탠드의 접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면, 전기차 부품을 소손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번개가 치는 날에는 전기차 충전을 권하고 있지 않다.
요약하자면 비 오는 날에 전기차 충전을 해도 되지만, 아래와 같은 사항을 유의하는 것이 좋다.
1) 방수 기능이 적용된 충전기를 사용한다.
2) 젖은 손으로 충전 커넥터 및 충전 플러그를 연결하거나 분리하지 말고, 충전 케이블을 연결할 때 물 또는 눈 위에 서있지 않는다.
3) 번개가 칠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충전을 하지 않는다.
4) 빗물이 떨어져 충전 케이블의 충전 커넥터 및 충전 플러그의 결합부에 닿을 우려가 있는 장소(캐노피가 없는 충전 스탠드)에서는 가급적 충전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