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먹는 하마 GMC 허머
10년 만에 환골탈퇘
육중한 덩치로 인해 ‘기름 먹는 하마’로 알려진 ‘GMC 허머’가 10년 만에 환골탈태했다. 전기차로 변신에 성공해 연비 나쁜 차 오명을 벗고 슈퍼트럭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너럴모터스(GM)은 21일 전기차로 거듭난 ‘허머(Hummer) EV’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저조한 판매량과 수익 악화로 지난 2010년 단종된 허머는 GM이 추진하는 ‘탄소 배출 제로’ 비전에 포함돼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부활할 수 있었다.
차세대 EV 구동 기술 집약
GM 산하 브랜드 중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트럭을 전문으로 하는 GMC 제품 라인업 가운데 처음 선보인 전기차 모델이다. GM의 차세대 EV 구동 기술을 기반으로 전례 없는 오프로드 기능과 탁월한 온로드 성능, 몰입감 있는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한다고 GM 측은 설명했다.마크 로이스(Mark Reuss) GM 사장은 “허머 EV는 GM이 완전한 전기차 시대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모델로 볼 수 있다”며 “광범위한 성능을 제공하는 GM의 얼티엄 드라이브 아키텍처를 토대로 만들어진 허머 EV는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완벽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 얼티엄 배터리’ 탑재
한 번 충전으로 563km 이상 주행
예상 최고출력 1000마력
GM에 따르면 허머 EV는 최신 ‘얼티엄(Ultium) 배터리’가 제공하는 전력 에너지를 기반으로 GM이 자체 개발한 EV 드라이브 유닛 ‘얼티엄 드라이브’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도록 만들어졌다. 얼티엄 드라이브는 2개 유닛으로 구성되며 유닛 내에 있는 3개의 개별 모터로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출력이 무려 1000마력(추정)에 달한다고 전했다. e4WD로 불리는 사륜구동 시스템은 험로 주파에도 적합하게 개발됐다고 한다.배터리의 경우 최대 350kW급 고속 충전시스템이 적용된 800볼트(V)급 대용량 배터리를 사용한다. 업계 최고 수준 충전 성능과 항속거리(약 563km 이상, GM 자체 평가 기준)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GM 측은 “허머 EV는 모든 장애물과 지형지물을 정복할 수 있게 하는 첨단 기술을 탑재한 궁극의 오프로드 EV 슈퍼트럭으로 개발됐다”며 “주행거리와 퍼포먼스를 극대화하는 명확한 목적을 설정해 설계가 이뤄졌다”고 전했다.주요 기능으로는 험로에서 탁월한 기동성을 발휘하기 위해 전륜과 후륜의 꺾임 각을 동일하게 해 대각선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크랩워크’ 사륜 스티어링 시스템이 동급 차종 최초로 탑재됐다. ‘엑스트랙트 모드’ 기능이 탑재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높이를 약 149mm까지 들어올릴 수 있도록 개발됐다. 바위나 도강 등 극단적인 오프로드 환경을 돌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첨단 가상 탐지 기능이 적용된 전면 및 하부 카메라를 활용해 장애물을 쉽게 탐지할 수 있는 ‘울트라 비전’ 기능도 더해졌다. 전용 ‘오프로드 위젯’도 적용됐다. 토크 출력값과 디퍼렌셜 로커 체결, 타이어 공기압, 피치 및 롤링각 등 다양한 정보를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외관은 허머 특유의 실루엣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것이 특징이다. 넓은 차체와 커다란 휠 아치를 중심으로 남성적이면서 강인한 느낌을 강조한다. 후면은 지프 글래디에이터처럼 트럭 구조로 만들어졌다. 타이어는 35인치 크기 굿이어 랭글러 다목적 MT 제품을 장착했다.GM은 허머 EV를 디트로이트 햄트래믹 소재 ‘팩토리 제로’에서 내년 말부터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팩토리 제로는 GM이 22억 달러(약 2조5000억 원)를 투자해 40년 이상 된 설비들을 개조한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든 차량들은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내년 말 생산 돌입
한편 GM은 탄소 배출 제로와 교통사고 제로, 교통 체증 제로 등으로 구성된 ‘3 제로’ 전략을 브랜드 미래 비전으로 설정했다. 지난 3월 북미 GM 본사에서 열린 ‘EV 위크’에서 새롭게 개발한 얼티엄 배터리와 이를 동력원으로 하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다. 3 제로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과 함께 오는 2023년까지 20여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