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타게 된지도 만 4년이 가까이 되가는 최근 또 새로운 EV가 필자에 손에 들어왔다.
2014년 12월 i3를 통해 첫 EV를 만나고 2017년 9월 두 번째 EV인 볼트(Bolt)를 얻게 되면서 필자는 멀티 EV를 가진 유저가 되었다.
i3는-주행거리가-5만킬로-넘어-타이어를-전부-교체하기도-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지인을 통해 코나EV를 며칠간 빌려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세 종류의 EV는 많은 면에서 다르게 느껴지는 자동차이다. 주행거리가 짧은 1세대 EV에 속하는 BMW i3는 2017년 주행거리가 늘어난 신형이 출시되기 했지만 여전히 감성으로 타는 EV라는 느낌이 강하고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주행거리를 보여주며 보급형 EV 시작을 알렸던 볼트EV는 지금도 가성비 최고의 EV로 평가 받고 있다. 올해 첫 출시되며 롱레인지 EV 시장에 진입한 코나EV 역시 현대 기술의 총아답게 보급형 자동차에서 볼 수 없는 최첨단 옵션과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 특히 전비(연비)면에서는 타 EV의 성능을 씹어 먹을 만큼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필자는 오랫동안 EV를 운전한 드라이버로써 세 차량의 장단점을 서로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다만 i3는 1세대 EV인인 반면 볼트EV와 코나EV는 2세대 롱레인지 차량임을 감안하여 항속거리 비교는 따로 하지 않도록 하겠다.
1.드라이빙
EV는 기본적으로 출발부터 ‘풀토크’로 달리기 때문에 가속력은 수억 원 하는 내연기관 스포츠카에 버금간다. 세 종류의 EV 역시 초반 가속력은 EV가 가지는 특징 때문에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을 보여준다. 다만 EV라도 차량마다 그 가속력의 차이는 존재하는데 i3는 세 종류의 EV에서 단연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 BMW가 가지는 ‘드라이브 펀’이라는 철학이 잘 묻어 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다음 성능을 보여준 EV는 볼트였다. 겉모습과 달리 치고 달려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코나EV는 아이오닉EV 느낌이 많이 묻어났다. 고성능 EV보다는 주행거리 안정성이 신경성을 쓴 느낌이다.
핸들링은 세 차 모두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우열을 가리자면 i3가 가장 우수했고 볼트EV와 코나EV는 대동 상이했다. 노면소음 및 시야 역시 세 종류 역시 우수했다. 세단형인 아이오닉이나 SM3 그리고 모델S 같은 EV같은 자동차 보다 노면 소음이 확실히 적었다. 세 차 모두 세단 보다 차제가 높은 게 한 몫 한 듯하다.
2.전비(연비)
일반적으로 EV에서는 1Kw당 갈수 있는 주행거리를 ‘전비’라고 표현하는데 외부조건과 운전자의 주행패턴에 따라 수치가 많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 운전자가 동일한 패턴과 외부환경을 운전했을 때 전비를 측정한다고 가정해서 나름 측정한 수치로 운전자의 운전 패턴에 따라 결과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적 감성으로 느끼는 전비는 코나EV가 가장 우수했다. 그 다음은 볼트EV 그리고 i3 순 이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차 설계 기준을 무엇으로 했느냐가 관건인거 같다. 오직 EV로써 우수한 전비를 추구한 코나EV가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3.실내 디자인
내장재 품질은 당연하게도 i3가 가장 좋다. 다른 차보다 1.5배 이상 비싼 차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코나EV도 무난하다. 다만 코나EV는 다른 두 차량에 비해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요건들이 많아서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필자가 탄 코나EV는 풀옵션 모델이었다. 반면 내장재에서 가장 혹평을 받는 차량은 볼트EV이다. 얇은 시트는 장거리 운전시 고통을 유발한다. 수많은 볼트 유저들이 혹평하는 부분이다. 시트 품질은 정말 최악이라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볼트EV는 단차 문제도 심심찮게 지적된다. 일명 ‘미쿡감성’이라 평가되는 단차문제는 일부 꼼꼼한 유저들에게는 차량 인수 거부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내장 네비게이션에는 단연 코나EV가 최고로 평가 받는다. 국내에서는 사용이 불편한 독일3사의 내장 네비게이션을 쓰고 있는 i3는 네비게이션은 그냥 장식용에 불과하다. 볼트EV 역시 널직한 화면에 네비게이션이 들어 있지 않다. 다만 최근 안드로이드 오토가 카카오네비를 지원하면서 큼직한 화면에서도 카카오네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화면에 아래로 내려와 있어 주행중에 화면을 확인하기가 불편 할 수 있다. 반면 코나EV는 자체 내장된 HUD와 위로 쏟아 올라와 있는 화면으로 인해 주행 편의성이 가장 우수했다. HUD에서는 주행속도와 주변 정보 그리고 네이게이션 방향이 표시되어 운전하기 편리했고 코나EV에 내장된 네비게이션 역시 반응속도도 빠르고 충전소 정보도 아주 디테일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편의성이 우수했다.
이와 함께 가족이 타는 2열 시트는 볼트EV가 가장 우수했다. 겉으로 보기에 작아 보이는 볼트EV이지만 EV로써 독자플랫폼으로 제작된 강점을 살려 엔진이 없는 1열 시트를 앞으로 밀어내서 2열 시트의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2열에 타는 지인들의 첫 마디는 공통적으로 ‘생각보다 넓다’는 반응이다. 반면 코나EV는 겉보이기와 달리 2열 간격이 좁은 편에 속한다. 코나 플랫폼 자체가 소형SUV를 추구한데다. 내연기관차와 같은 외형 플랫폼을 쓰다 보니 모터가 들어가는 엔진룸에 공간이 많이 남더라도 그걸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무리기 있는 듯 하다. i3 역시 코나EV와 비슷하게 2열은 좁은 편이다. 다만 독자 플랫폼이기 때문에 남는 엔진룸을 프렁크(앞에 달린 트렁크)공간으로 활용, 트렁크와 프렁크에 모두 짐을 실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트렁크의 경우 세 자동차 모두 좁은 편에 속하는데 골프백 하나가 가로로 넣을 수 없을 정도이다. 다만 볼트EV는 트렁크 위아래 폭이 깊은 편이어서 24인치 여행용 캐리어를 유일하게 세워서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4.충전
국내 충전 인프라 환경은 크게 완속(7Kw)와 급속(50kw) 두 가지 환경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마트나 영화관 같이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곳에서는 완속충전기가 그리고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 휴게소 같은 곳에서는 급속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런 와중에 차량의 베터리 용량도 늘어나면서 초고속(100kw이상) 충전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전국적으로 설치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세 차량을 모두 초고속(100kw) 충전기에 물려서 실제 성능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초고속 충전기는 차량에 무리가 올수 있으므로 차량 제작사에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충전량을 EV가 조절 할 수 있게 설정해 놓았다. 일단 충전이 시작되면 가장 직관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는 EV는 코나EV이다.
충전이 시작되면 차량 디스플레이에 차가 몇Kw로 충전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충전케이블이 연결되는 차량 커넥터 부분에도 차량 베터리 용량과 함께 충전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가 LED등을 통해 알 수 있게 해놓았다.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와 차량 외부 커넥터 양쪽에서 제공하는 충전 정보는 매우 디테일하게 제공한다.
반면 볼트EV와 i3는 충전정보 제공이 미흡하다. 볼트EV는 충전 시 현재 몇Kw로 충전되는지 차량 디스플레이에 알 수 있지만 외부 커넥터에서는 충전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반대로 i3는 디스플레이에서 충전 정보가 충전이 되는지 안 되는지 같은 미약한 정보만 제공하지만 충전커넥터 LED등을 통해 충전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안되면 어떤 원인 때문에 충전이 안 되고 있는지 자세하게 원인을 알려준다.
또 완속 충전기나 50kw 급속 충전기를 물렸을때는 세 차다 비슷한 조건으로 충전량을 조절했다. 베터리가 없을 때는 풀로 충전하다가 베터리가 차면서 충전량을 줄이는 식이다. 반면 100kw 초고속 충전시 차량 차이가 현격하게 나타났다. i3는 가장 보수적으로 40%가 넘어가자 충전량을 50kw 이하로 떨어뜨렸다. 볼트 역시 50%가 넘어가자 최대 65kw 찍는 충전량이 50kw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코나EV는 70%가 넘어가기 전까지 60kw 이상의 충전속도를 유지했다. 충전속도도 최대 75Kw가 나올 만큼 빨랐다. 결론적으로 i3와 볼트EV는 충전속도 조절이 보수적인데 반해 코나EV는 자신감 있게 충전량을 조절하는 듯 했다.
5.운행보조장치
고급차량 뿐 아니라 요즘에는 보급형 차량에도 ASCC나 LKAS같은 운행 보조장치가 옵션으로 들어간다. 특히 EV 최첨단 차량인 만큼 두 장치가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차량들이 많다. 일단 i3와 코나EV는 ASCC와 LKAS(신형 i3에 한해)가 들어간다. 반면 볼트EV는 LKAS만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볼트EV에 ASCC가 들어가지 않은 점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이와 함께 세 차량 모두 차량의 흐름을 알려주어 주변 차량과의 거리와 위험도를 체크 해주는 안전장치도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 i3의 성능이 가장 민감 한 듯 하다. 특히 i3는 차량안전에 문제가 있다가 판단될 경우 브레이크 제어를 차량이 하는 시스템도 내장되어 있다.
또 차량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텔래매트릭스의 경우 내연기관차량 보다 EV에서 더욱 필요한 요소다. 차량상태 뿐 아니라 충전상태와 현황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나EV와 i3는 훌륭한 텔래매트릭스 기능이 있어 원거리에서도 차량을 파악할수 있지만 볼트EV는 그런 점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필자는 볼트EV를 타고 가면서 고속도로에서 충전이 잘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식사를 하고 오니 중간에 충전에러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i3나 코나EV였으면 식사를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차량 충전상태를 체크 했을테니 그런 경우는 겪지 않았을 것이다.
6.종합의견
i3, 코나EV 볼트EV는 각자 명확하게 장단점이 뚜렷한 차이다. EV 중 최악의 가성비를 보이지만 운전하는 재미와 럭셔리한 내장재가 장점인 i3 그리고 국내 출시 EV 중 가성비 최고를 보여주는 볼트EV, 이와함께 2열 뒷자리의 단점 빼고는 EV의 모든 장점을 가진 코나EV까지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은 예비 구매자랑 장단점을 잘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EV를 구입하는게 좋을 것 같다.
김성태
희망
‘전기차 사용자 모임’ 개설자
사)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협회장. 자타공인 ‘전기차 사랑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