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우루스 SE 대한민국 런칭 행사에 참석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SE는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반 SUV다. 본래 모터스포츠의 역사를 쌓아온 슈퍼카 브랜드들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석연치 않을 것이다. 뛰어난 성능을 전제로 유구한 역사와 가치를 파는 기업들이다. 전동화를 통한 탄소중립의 바람은 아직까지 그 실리보다도 가능성에 기대는 경향이 크고, 높은 배기량의 차를 파는 모터스포츠 브랜드들은 미래의 성장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독일 폭스바겐 AG 계열의 스포츠카 브랜드들은 보다 적극적인 ‘전동화’를 수용하는 입장이다. 람보르기니는 2030년까지 차량당 기업의 총 탄소 배출을 2021년 대비 40%가량 감소시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완전 전동화와 탄소 중립을 외치는 여타 기업에 비해 소극적이지만, 내연기관의 가치를 파는 기업에겐 과감한 도전일 것이다. 특히 빠른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선전하던 기업들은 실질적인 신뢰성이 떨어지는 포퓰리즘 정도로 탄로 난지 오래, 람보르기니의 목표는 지극히 현실적이며 우루스 SE는 그 첨병의 역할을 맡은 셈이다.

행사는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되었다. 조주연 MC의 간단한 인사말을 시작으로 런칭 행사는 시작된다. 잠시 후 람보르기니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이사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가 직접 자리하여 브랜드의 간단한 미래 전략을 소개한다. 2023년, PHEV 기반 미드십 슈퍼카 ‘레부엘토’를 공개했고 올해는 우루스의 전기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는 셈이다. 다음 주자는 우라칸의 후속, 엔트리급 슈퍼카로 PHEV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람보르기니의 전동화 로드맵은 ‘디레지오네 코르 타우리’라고 표현한다. 한국어로 ‘황소자리의 심장을 향한다’라는 의미, 황소자리는 창립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생년 별자리다. 이탈리아 페라리의 라이벌로 시작하여 미드십 슈퍼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삼을 것이다. 곧바로 웅장한 음악과 함께 우루스 SE 공식 홍보영상이 재생된다. 하이브리드지만 여전히 V8 트윈터보 엔진을 품은 바, 재래식 슈퍼카의 우렁찬 배기음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SE의 실물이 공개된다.

우루스 SE는 최고 620마력을 발휘하는 4.0L 급 V8 트윈터보 엔진과 약 192마력의 출력을 지닌 141Kw 모터가 직렬 된다. 그야말로 ‘두 개의 심장’을 지닌 SUV다. 합산 최고출력은 800마력, 제로백은 3.4초라 한다. 시속 2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불과 11.2초, 최고속력은 312Km/H에 달한다. 라인업 중 가장 빠르다. 25.9kWh 급 배터리를 탑재하며 공차중량은 급증하지만, 마력당 중량비가 기존 우루스 S보다 낮아졌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전기 모터만으로 60Km 이상 주행할 수 있기도 하다. 이를 통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80% 낮추게 된다.

초고속 영역을 다투는 슈퍼카들에게 단순한 최고출력은 큰 의미가 없다. 출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배분하는지가 랩타임 경쟁의 우위를 가른다. 고출력 모터는 종치형 엔진과 변속기 사이, 다시 말해 차체 중심부에 탑재되며 뒷바퀴를 우선적으로 회전시킨다. 후륜에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여 후륜 접지를 키우고 앞뒤 무게비를 조율한다.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자식 후륜 LSD를 탑재했고, PHEV와 전동식 토크 백터링 시스템을 결합했다. 전동화를 퍼포먼스의 솔루션으로 치환시키는 것, 람보르기니가 말하는 장인 정신이 아닐까 싶다.

기존 우루스와 같은 MLB EVO 플랫폼 바탕의 섀시는 에어 서스펜션으로 세팅된다. 에어 서스펜션의 경우 스트라다 모드의 안락함을 한 번 더 캘리브레이션했으며, 트랙 주행을 위한 코르사 모드에서는 역동성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최대 75mm의 지상고 리프팅 시스템은 15mm까지 낮아질 수 있으며, 48V 전압의 전자식 스테빌레이저와 서스펜션 제어 유닛은 차체의 움직임을 정밀히 제어한다. 그 외에도 네브, 사비아, 테라 등 다양한 주행모드는 어떠한 환경의 노면에서도 최대치의 접지력을 확보하여 안정감을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우루스 SE만의 디자인 차별화도 더해졌다. 기존 우루스의 헤드램프를 덮는 형태로 플로팅 타입의 보닛을 구현했으며, 컷오프 라인을 최소화하고 완성도 높은 외형을 의도했다고 한다. 헤드램프는 기존 Y자 그래픽 대신 윤곽선을 강조하는 디자인인데, 황소의 꼬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거대한 면적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격적인 범퍼 스타일이 어떠한 각도에서든 위압감을 선사하는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기존 우루스의 외형보다는 매끄럽고 세련된 인상이다. 철저히 직선을 추구하는 람보르기니지만, 후드 라인은 곡선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측면 휠 아치 형상이 상당히 독특하다. ‘Y’자 형태로 캐릭터 라인이 전개되며, 리어 펜더를 상당히 과장시켰다. 패스트백 스타일로 낮아지는 루프로 인해 탄탄하고 공격적인 스탠스가 나타난다. 갈란투스 휠은 무려 23인치, 타이어는 피렐리 P 제로를 사용했다. 후면 디자인에서는 넘버 플레이트를 테일게이트가 아닌 범퍼 하단부로 옮겼다는 점이 특징이다. 역시 매끄러운 실루엣을 추구하게 되며, Y자 형태의 테일램프는 여전히 날카롭다. 새로운 디자인의 리어 디퓨저와 스포일러는 겉으로도 멋스럽지만 리어 다운 포스를 53% 증강시키는 기능을 한다.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가 마치 파일럿이 된 듯한 분위기를 전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스크린으로 구성된다. 공조장치도 터치 타입, HMI라는 명칭의 인터페이스는 뛰어난 모션 그래픽과 몰입도를 높여주는 디자인이다. 가장 개성적인 부분은 붉은색 커버로 덮혀져 있는 센터 콘솔의 시동 버튼이다. 좌우 측의 주행모드 버튼이 더욱 콕핏 같은 조작감을 제공하는데, 우루스 SE는 기존 6가지 주행모드 외에 4가지 새로운 모드가 더해져 총 11가지의 주행 세팅이 가능하다고 하다. 전기 모터의 개입을 제어하는 셈이다.

거주성을 목표로 하는 SUV인 만큼 2열 공간도 편안하다. 뒷좌석도 고급스러운 질감의 시트, 넓은 면적의 선루프로 개방감을 더하고, 독립 공조 등의 편의 장비가 탑재되어 있다. 심지어 트렁크의 러기지 스크린까지 가죽 소재, 배터리 탑재로 인해 바닥 매트 아래 공간은 따로 없었다. 람보르기니는 슈퍼카이지 럭셔리 브랜드인 만큼, 고객 원츠 충족을 위한 ‘애드 퍼스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개인 맞춤형 제작이으로 47가지 인테리어 색상 조합과 4가지의 자수 옵션, 차체 색상 옵션만 해도 100가지 이상의 조합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유로운 촬영 세션과 함께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고가의 차량 특성상 본 무대에는 한 대의 차량밖에 전시되지 못했지만, 그 존재만큼은 부단히 강렬했다. 오히려 낮게 깔린 미드십 슈퍼카가 아니라, 높은 전고와 지상고를 지닌 SUV라서 그런 존재감이 더욱 돋보이는 것 같았다. 기존의 미드십 슈퍼카들이 고성능의 아이콘이었다면, 우루스는 성공 내지는 부의 아이콘과 같다. 그런 차량에게 넘치는 존재감은 필수적 요소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인해 우루스의 ‘전동화’에는 큰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SE 4.0 PHEV 런칭 행사에 참석했다. 보다 매끄러운 디자인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여 출시된 람보르기니 최초의 SUV다. PHEV 시스템은 실제 탄소 배출량 저감에 기여하지만, 극한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부스터 역할까지 담당했다. 그만큼 복잡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되어 있고, 연구를 위한 자금력의 출처 역시 ‘우루스’에 있었다. 그렇게 우루스 SE는 람보르기니라는 브랜드의 지속가능성과 가치를 키우며, 미래 세대에도 성공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글/사진: 유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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