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게임 체인저 !!!

“초격차 기술을 갖춘 삼성,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힘을 합치면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확실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4대 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의 회동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두 부회장은 이날 관련 경영진과 함께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 현황을 공유하고,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아찔한 합종연횡 벌어지는 미래차 시장

이날 삼성과 현대차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배터리와 비교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아직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2025년 이후 미래차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술로 전고체 배터리를 꼽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에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도요타와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 파나소닉의 만남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달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앤드 솔루션스’를 설립했다. 17조 원을 투자해 2022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독일 폭스바겐도 지난해 3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업체 퀀텀스케이프 지분을 5% 인수한 뒤 2025년까지 양산 라인 구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미국은 현대차, 삼성, 포드, BMW 등이 투자한 스타트업인 전고체 배터리 전문 기업 ‘솔리드 파워’ 등을 지원하며 기술기업의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은 도요타와 합작사 설립으로 강력한 협력 관계였던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도 멀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고체 배터리를 누가 빨리 양산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미래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이 뒤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한국판 뉴딜’ 등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와 함께 미래차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현대차의 만남은 ‘반도체 이후 한국의 먹거리 찾기’ 발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래차,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은 국가 간 대결로 번지는 상황이다.

 

재계 “과도한 기업 흔들기 우려”

두 부회장은 최근 “우리 사회가 보다 윤택해지게 하고 싶다”,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뤄내겠다”며 각자 미래산업 투자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달 6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노동3권 보장 △신사업 도전 △인재 영입 등 ‘한 차원 높게 도약하는 새로운 삼성’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날 50일 만에 공개적인 사업장 방문에 나선 것도 ‘뉴삼성 구축’을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해 자칫 미래로 나아가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소비 위축으로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현대차는 산업의 혈관이라 할 수 있는 부품산업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삼성은 내우외환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스마트폰이 먼저 타격을 입은 뒤 그간 굳건했던 반도체 사업조차 흔들리고 있다. 여기다 검찰 수사로 인한 경영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1년 6개월 넘게 진행하는 동안 삼성의 주요 임원 100명 이상이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 3년간 18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을 때, 2019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비전을 발표했을 때도 압수수색, 주요 경영진 소환 수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영진 공백이 이어지면서 삼성은 2016년 미국 전장업체인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M&A)이 끊긴 상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의 문제는 바로잡아야 하지만 과도한 기업 흔들기는 안 된다”며 “기업은 미래로 나아가려 하는데 계속해서 과거가 발목을 잡는다면 견딜 수 있는 기업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서동일·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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