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주요도로 제한속도 하향
자동차전용도로는 70∼80km 유지

21일부터 서울 도심 도로의 차량 제한속도가 기존 시속 60km에서 시속 50km로 낮아진다. 다만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내부순환로 등 자동차전용도로는 현행 기준인 시속 70∼80km를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은 20일 서울 전역에 있는 교차로 등 일반 도로의 제한 속도를 시속 50km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주택가 주변의 이면도로는 시속 30km를 기본으로 하되 일부 도로는 기능에 따라 제한속도를 조정한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내부순환로 등 자동차전용도로는 현재 제한속도인 시속 70∼80km를 유지한다. 어린이보호구역 등 구청에서 관리하는 도로는 시속 30km를 기본 속도로 설정하고 보행자 안전이 더욱 요구되는 구간은 시속 20km로 제한하기로 했다. 서울 전역 도로에서 운전자는 21일부터 새롭게 바뀐 제한속도를 지켜야 한다. 과속 단속은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3월 21일부터 시행된다.

 

어린이보호구역 등은 기본속도 30km
석달 계도기간… 3월부터 과속 단속

서울시의 주요 도로 제한속도 하향조정 대책은 정부의 ‘안전속도 5030’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도심 도로와 이면도로의 차량 속도를 각각 시속 50km, 30km로 낮추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새 제한속도는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4월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이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시속 60km인 국내 주요 도로의 제한속도를 50km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속 60km로 달리는 자동차에서는 운전자가 주변 사물을 절반(49.1%)도 인지하지 못했다. 주행속도를 시속 60km에서 50km로 낮출 경우 주변 사물 인지능력이 57.6%로 17.3% 포인트 향상됐다. 시속 30km에서의 인지능력은 67.2%로 높아졌다.

보행자가 중상을 입을 확률도 줄어든다. 공단이 2018년 8월 실시한 차량속도별 보행자 치명도를 조사한 결과 시속 60km에서는 보행자의 92.6%가 중상을 입었지만 시속 50km일 때는 중상 비율이 72.7%, 시속 30km에서는 15.4%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시는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보행자의 비율이 56%에 달해 전국 평균(38%)을 크게 웃돌아 보행자 안전대책이 절실한 도시로 꼽힌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속 60km에서 50km로 제한속도를 10km만 낮춰도 보행자 사망률을 40%가량 줄일 수 있다”며 “OECD 회원국 중 한국과 미국 일부 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가 도로 규정 속도를 시속 50km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김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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