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장점마저 이식받은
2023년 프리우스와 현대차의 고민

지난 11월, 토요타는 5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이 내용을 접하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현대 하이브리에 큰일이 났다는 것이다. 현대의 현행 하이브리드 차량과 근본적인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해서, 현대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TMED-II) 차량이 나오는 2025년까지 TMED-I을 채택하고 있는 구식 차량들(아반떼, 투싼, 신형 니로 포함)은 상당히 상품성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이 이야기를 하는 기자는 없어 보이지만, 5세대 프리우스와 현재 판매되고 있는 현대 하이브리드 차량의 파워트레인 특성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여기서 이야기해 보려 한다. (프레스 릴리즈는 다음 링크 참고 : https://pressroom.toyota.com/hybrid-reborn-2023-toyota-prius-revealed/ )

 

 

5세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특성

5세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모터 출력이 대폭 향상되고, 내연기관(가솔린 엔진)의 배기량도 2리터로 증가된 것이 특징이다. 기본사양의 출력이 194마력으로, 전륜구동 모델에서 2010년대 핫 해치 수준의 가속성능(0-60마일 가속 7.2초 을 달성했다. 이전 세대의 9.8초에 비하면 정말 큰 폭의 향상인데, 지금은 단종된 2세대 쉐보레 볼트(VOLT) 플러그인하이브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출력이 개선된 것이다. 4륜구동 모델은 196마력으로 60마일 가속을 7초에 마친다. 플러그인 모델인 프리우스 프라임은 무려 220마력이다.

 

 

프리우스 하면, 그동안 느리고 특이하게 생긴 친환경차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이미지로는 테슬라와 유럽 브랜드의 고출력, 고성능 전기차에 열광하는 요즘 세상에서 사람들을 유혹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배터리 전기차가 없던 시절에는 시스템 합산출력이 낮더라도 전기모터의 즉각적 토크를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인 순발력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그러한 시대의 요청을 반영한 것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를 스탠더드로 탑재했는데, 기존의 니켈 배터리에 비해 중량과 부피가 줄어듦에도 용량이 15%늘어났다. 그래서 4세대와 연비에서는 차이가 없다.

 

2. 배터리 쇼티지와
산업금속 인플레이션 시대에서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역할

지난 몇년간 아직까지 하이브리드를 주 종목으로 내세우던 토요타를 시대착오적인 메이커로 폄훼하던 이가 많았다. 물론 토요타 역시 최근에는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토요타는 아직까지 배터리 전기차를 대규모로 스케일업(J 커브 좋아하는 애널리스트들이 글로벌 연산 2천만대, 3천만대를 외쳤던 것을 잠시 떠올려 보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보수적인 추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지난 10년간 배터리 전기차의 글로벌 연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었고, 2022년은 최초로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이 된다 (업계는 2021년 대비 60%~7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 배터리 가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 금속의 가격 상승이 눈에띄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리튬은 지난 5년간 최저점에서 현재까지 거의 10배 올랐고, 니켈은 런던 금속 거래소에서 한바탕 큰 난리를 치른 후 현재 최고치보다는 다소 내려왔지만. 역시 지난 5년간의 최저점에 비해서는 3배 올라있는 상태다.

 

니켈 선물 가격 – investing.com

 

높은 주행가능거리에 대한 세상의 집착 끝에 배터리 전기차의 대형화가 꾸준히 이뤄지는 악순환 끝에 사람 한두명이 차를 타고 움직이기 위해서 2톤이 넘는 배터리와 모터 덩어리를 끌고 다니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 준중형 전기차의 실구매 가격이 5천만원을 넘어서는 상황이 되었고, 유지비 면에서도 하이브리드에 비해 그다지 메리트가 없어진 현실이다.

신형 하이브리드는 중량이 1380kg에 지나지 않는다. 2kWh 가량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모터(작고 가볍다)를 탑재하는 것으로 전동화가 되어서, 산업금속 인플레이션 사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인플레이션과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 상승으로 대중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값비싼 배터리 전기차는 수요 감소와 원가 상승의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 3만 달러 이하에서 시작하며 연비가 극단적으로 우수한 신형 프리우스는 구세주처럼 보인다.

 

 

3. 현대 하이브리드와
무엇이 다른가

현대 하이브리드는 변속기에 모터가 장착된, TMED(Transmission Mounted Electric Drive)라는 방식을 쓴다. 현행 방식은 1개의 구동 모터가 회생제동과 발전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가볍고 효율이 좋지만 가혹 주행에서의 응답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단적으로, ‘2초 멍 때리는 현상’이 있는데, 배터리 충전이 비교적 낮은 상황에서 30% 스로틀 개도 상황을 유지하다가 스로틀에서 발을 즉각 뗀 후 곧바로 전개(100% 개도, 풀 악셀) 상황을 만들면 파워트레인은 전기구동->회생제동->엔진시동->RPM상승->출력 제공의 단계를 겪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랙이 발생한다.

모든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배터리 레벨이 낮은 상황에서 이러한 고통을 겪게 되는데, 이는 울컥거리는 느낌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연비도 크게 떨어뜨린다. 토요타의 시스템은 한쪽 전기 모터를 자유롭게 사용하면서도 다른 모터로 뒤에서 배터리 충전을 조금씩 시켜놓기 때문에, 이런 고통을 덜 받는다.

 

 

안타깝게도 지금 판매되는 아반떼 하이브리드나 니로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2015년 아이오닉 초기형 하이브리드가 출시되었을 상태에서 아주 조금만 달라졌다. 이러한 현대의 구형 하이브리드 구동방식은 옛날식 하이브리드 주행법을 따라 ‘사리 주행’을 하지 않으면, 승차감이 나쁘다.

반면, 토요타 프리우스는 지난 4세대에서 이미 매우 ‘쫀쫀한’ 전기 주행 질감을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러한 장점을 유지한 채로, 합산출력 200마력을 제공해 주기 시작한 것이다. 가혹조건에서도 우수한 연비와 부드러운 주행질감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안타깝게도 과거의 경량, 고효율 친환경차를 개발하던 기조를 접고, 거함거포형 배터리 전기차에 몰빵을 해 버렸다. 고유가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는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는 상황이니, 신차 평균 판매가격을 한껏 끌어올리면서도 파워트레인에 대한 R&D는 게을리할 수 있었다. 그 업보를 이렇게 돌려받게 된다. 2023년-2024년에 걸쳐 프리우스에 맞설 뭔가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4. 2023 프리우스
인플레이션 시대의
예정된 성공 방정식

그동안 여러 글에서,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지속적인 가치를 발휘할 경량, 고효율 차량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던 바 있다. 그 역할을 2023년 프리우스가 해 낼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일단 프리우스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면 우수한 패스트 팔로워인 현대기아차 역시 각고의 노력끝에 비슷한 상품성을 곧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감격한 박사
전기 모빌리티에 관한 사변(思辨)과 잡설(雜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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