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처음 전기차를 충전해 본 시절이 생각납니다.
”이거 싸도 너무 싼데?”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아이오닉 PHEV 차량을 출고해서 처음 충전했던 시기였고 아파트 공용 완속 충전기의 충전 요금은 불과 kWh 당 몇십 원이었습니다. 하루 몇백 원으로 수십 km를 운행할 수 있으니 휘발유 1L의 가격은 제 마음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죠. 그래서 주요소 앞에 고시된 유류 가격은 점차 관심 밖에 두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년 뒤 코나 전기차도 구매를 했습니다.처음 그 느낌은 아니었지만 매일 충전을 안 해도 되고 3~4일마다 충전을 해도 되는 넉넉한 배터리 용량 때문에 저의 전기차 라이프는 만족함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2년이 흘러 전기차 배터리 충전비용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주로 kWh 당 200원대의 완속 충전을 하는 터라 급속 충전비용에 별 관심은 없었지만 가끔 출장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의 급속 충전 시설에서 충전을 하면 순간 훅 올라가는 충전요금에 놀라기도 합니다.
”이젠 전기차 충전요금도 300원이 넘는구나?”
이 말을 한 것이 2022년도이니 또 2년 뒤에는 어떻게 변해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환경부가 고시한 전기차 충전요금표입니다.
급속충전 100kW 급일 경우 347.2원 /kWh입니다.
아이오닉 5를 기준으로 급속충전만 충전을 할 경우 월 전기차 충전비용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아이오닉 5로 월 2,000km 운행한다면
2023년 기준
현대 자동차 아이오닉 5의 경우 77.4kWh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고 차량의 스펙마다 연비가 달라지지만 평균 복합 전비는 4.8km/kWh 정도로 봐야겠습니다. 급속 충전을 많이 할 경우 월 2000km를 주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량은 417kWh 가 필요로 합니다.
만약 급속 충전으로만 충전을 한다면 144,782원이 계산되지만 전기차를 충전해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충전 손실률이 있어 이보다 10%는 더 충전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16만원은 예상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비슷한 크기의 투싼 SUV 하이브리드는 얼마나 연료 비용이 들어갈까요?
투싼 하이브리드로 월 2,000km를 운행한다면
현대 투산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14.7km~16.2km까지 나옵니다. 평균값인 15.5km/L로 2,000km 운행을 한다면 필요한 연료는 휘발유 129L입니다.
오늘 자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인 1598.28원을 곱하면 206,178원이 나오게 됩니다.
이 계산대로라면 아이오닉 5 전기차와의 격차는 불과 20% 차이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은 더 저렴하게 충전을 할 수 있으니 아직은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할만합니다.
그런데 몇 년 뒤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전기차 충전요금에 주행세 부과된다면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가상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전기차 충전기의 보급이 확충되고 전기차 충전요금이 kWh 당 500원까지 올라갈지도 모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유류를 주입하면서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휘발유와 경유, LPG 등 모든 차량용 연료에 대해 부가되는 세금입니다. 이것은 주행세의 개념인데요.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고 어느 정도 비율이 넘어간다면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할 때 바로 주행세의 개념으로 충전비용에 추가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그러니 전기차 충전요금이 500원까지 인상된다면 상승곡선을 타던 전기차 보급률은 감소세로 전향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전기차를 무공해차로 분류하고 구매 단계부터 세금(개소세 및 취득세)을 감면해 주고 고가의 전기차를 보급을 늘리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까지 주면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기술이 발달되고 효율이 좋은 전기차가 출시된다면 가격이 떨어질 거라 전망이 되지만 그렇게 되면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지게 됩니다.
휘발유의 국제 시세 그래프를 보면 올라가고 내려가는 변칙적 사이클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던 만들어야 내하는 전기는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고 전기차의 보급이 늘어나는 만큼 줄어드는 세금은 분명 어디에선가 채워야 된다면 전기차 충전비용의 꾸준한 상승은 예견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어느 시점에 저울질을 할 겁니다.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아도 비싼데 배터리 충전하는 것도 불편할 테고 그보다 가격이 저렴한 하이브리드와 비교한다면 과연 전기차의 보급이 계속 올라가기만 할까? 전기차를 타고 있는 제가 생각해도 충전 여건이 좋지 못하다면 결정하기 어려울 겁니다.
내연기관은 100년이 넘게 발전을 해왔지만 전기차는 이제 시작입니다.
자동차는 이제 내연기관이 전부가 아니고 모빌리티라는 개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지금 미래의 방향성 중 일부를 예측해 봤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시기만 달라진다면 가능성이 있을리라 봅니다.
고구려인
아이오닉 PHEV & 코나 EV오너
carmaster /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