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자동차 시장이 대변혁기를 맞은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가 기술 혁신으로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급격한 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고객 중심의 중장기 혁신 계획인 ‘2025 전략’을 공개하며 향후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성공적 전환을 목표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사업 역량 확보 등에 올해부터 6년간 총 61조1000억 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는 제품과 경상 투자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41조1000억 원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모빌리티·인공지능(AI)·로보틱스·개인용비행체(PAV)·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에 20조 원을 투입한다.
기아차도 올 1월 발표한 중장기 전략 ‘Plan S’에서 2025년까지 총 29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 재원은 기존 내연기관 사업의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마련하며 전기차 및 모빌리티 솔루션 등 미래 사업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투자를 집중한다.
100년 기업을 향한 약속 – 현대차그룹
2025년 44개 전동차 운영 목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판매 박차
친환경 글로벌 생태계 구축 나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 새해 메시지에서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가시적인 미래 성과를 위해 구체적이고 분명한 중장기 목표와 실행계획의 이정표를 세우고 그룹 임직원과 함께 반드시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로봇, 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폭넓은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새해 메시지에 담았다.
이미 현실로 다가온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신모델 개발에 나선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미래 친환경차 시장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되더라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차에서부터 전기차, 수소전기차까지 현존하는 모든 형태의 친환경차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출시한 코나 EV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 406km를 달성해 이미 400km를 넘었는데 이는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거리다. 특히 코나 EV에 탑재된 동력시스템은 올 1월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인 워즈오토가 선정한 ‘2020 워즈오토 10대 엔진&동력시스템’에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리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는 수소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노력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실제로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는 올해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 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의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 공동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전체회의에서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3대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선박·철도·지게차 등 운송 분야, 전력 생산·저장 등 발전 분야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해 2030년에는 연간 약 2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국내외에 판매하고 국내에 연 50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