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종료 앞두고 연장 검토
소비 늘리려 ‘세율 1.5%’ 방안 논의
100만원 한도는 되살릴 가능성
정부가 이달 말 종료되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내년에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30%인 인하 폭을 최대 70%까지 높여 3∼6개월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행 세법상 승용차를 사면 5%의 개소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개소세율을 1.5%로 낮췄다가 7월부터는 3.5%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세율 대비 인하 폭은 30%다. 그 대신 1.5%일 때 일시 시행한 100만 원 감면 한도는 원래대로 없앴다. 이 같은 현행 개소세 인하 대책은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다. 개소세 인하 연장 여부가 최종 결정되면 이달 중순 이후 발표하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車개소세 인하폭
70%로 확대 유력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을 최대 70%(세율 5%→1.5%)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건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된 내수경기를 살리고 판매절벽을 우려하는 자동차업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락가락하는 개소세가 소비자와 시장에 혼란을 주고 땜질식 경기대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승용차를 사치품으로 보던 시대에 만들어진 승용차 개소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승용차 개소세 인하 폭을 70%로 높이고, 100만 원 감면 한도를 두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 폭을 다시 70%로 높이는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올해 개소세 인하 폭이 30%에서 70%로 오른 3월 이후 증가하다가 7월 30%로 다시 내려간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일각 “시장 혼란 부르는 경기대책,
고가 차량에만 부과해야” 지적
정부가 개소세 인하 폭을 최대 70%로 다시 확대할 경우 ‘100만 원 감면 한도’를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개소세 인하 폭 30%를 적용하면서 100만 원 감면 한도를 원래대로 없앴다. 감면 한도가 사라지자 수입차 등 고가 차량 구매자에게 감면 혜택이 집중돼 중저가 차량 구매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입차와 국산차의 개소세 과세 시기가 달라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법상 수입차는 수입 신고 가격에 개소세를 부과하지만, 국산차는 공장에서 출하할 때 책정하는 출고가격에 개소세를 매긴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출고가에 판매 관리비 등을 포함시켜 국산차에 부과되는 세금이 더 무겁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임동원 부연구위원은 “역차별 해소를 위해 수입차에 대한 개소세 과세 시기를 국산차와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락가락하는 개소세에 ‘학습효과’가 생긴 소비자들이 개소세율이 높은 기간엔 차량 구입을 미뤄 오히려 판매가 줄어드는 ‘소비절벽’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있다. 기간에 따라 감면 혜택이 달라지는 데 따른 형평성 문제가 세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김모 씨(30)는 “감면 혜택이 매번 달라지니 가장 많은 혜택을 주는 시기까지 차량 구매를 미룰 예정”이라고 했다.
국회에서는 개소세를 폐지하거나 고가 차량에만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승용차 개소세 폐지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10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00만 원 미만 승용차에 개소세를 면제하자는 개정안을 냈다. 정부는 개소세를 폐지하거나 고가 차량에만 부과하면 세수가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3∼6월 개소세 인하 폭 70%를 적용하면 4700억 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고 추산한 바 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