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라기엔 조금 아쉬운
지프(Jeep) 4xe
지프(Jeep), 오프로드, 탐험. 그리고 친환경. 지프와 오프로드, 탐험은 참 잘 어울리는 단어인데, 친환경은 낯설다. 오프로드를 가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의 자연파괴가 되는 만큼, 친환경이라고 하기에 애매한 구석이 있지만, 어쨌거나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탑재하고 나온 4xe 는 엔진과 두개의 전기 모터로 강력한 토크를 보이며, 복합연비 12.7km/L 에 Co2 배출량은 59g/km 로 상당히 적은 편이다. 과연 지프 4xe 는 친환경이라는 주제와 8천만원대라는 가치를 충분히 증명할까?
비슷 비슷한 지프,
4xe 는 뭐가 다를까?
지프(Jeep) 랭글러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차이를 알기 어렵다. 오버랜드를 갖고 만든 4xe 는 사이드미러나 범퍼 안개등 쪽 은색 포인트가 적용된 것과, 세븐슬롯으로 부르는 프론트 그릴 안쪽의 허니콤 그릴 사이즈가 조금 더 크다.
또한, 휠하우스가 차체와 같은 컬러로 되어 있는 점과 사이드 스텝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 등이 외관상에서의 차이다. 아참, PHEV 만큼 충전을 위한 충전포트가 있다는 점 역시 외관상의 차이점이다.
실내로 들어서게 되면 역시나 별 차이가 없다. PHEV 모델인 만큼,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e-save 드라이브 모드로 변경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는 점과 내비게이션 화면이 조금 더 커졌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내비게이션 화면은 일반 모델과 8.4인치로 같은 사이즈이지만, 디스플레이 화면을 표시해주는 영역이 조금 더 넓어졌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는데, 자꾸 연결이 끊어지고 멍 때리는 증상이 가끔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이 외에 하이브리드임을 알 수 있는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에 하이브리드 전용 메뉴가 있다는 것 정도가 차이점이다. 아참, 윈도우 버튼이 내리는 것은 자동이지만, 올리는 것은 누르고 있어야 한다. 참 아쉽다. 가격이 8천만원이 넘는데 말이다.
그리고, PHEV 에 사용되는 배터리가 2열 시트 아래에 위치해 있다. 15.2kWh 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위치해 있으며, 트렁크 공간은 줄어들지 않았다.
실내외의 차이 외에 성능상의 차이는?
오버랜드로 만들어진 루비콘에 편의장비 및 고급스러움을 살짝 더한 4xe 는 미세하게 서스펜션이나 타이어, 기어비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일단 2.0리터 DI Turbo PHEV 엔진으로 272마력, 40.8kg.m 의 토크의 출력에 2개의 전기모터를 더해 총 380마력, 64.0kg.m 의 토크를 보여주며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고, Selec-Trac 풀타임 4WD 구동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15.2kWh용량의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PHEV 인 만큼, 전기모터로만 32km 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데, 실제 주행을 해보면 친환경 차량이 맞는지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일반적인 도심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전기모터를 적극 사용하면서 전기차처럼 매우 조용하게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이 배터리가 생각보다 순삭이라 32km 의 거리를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것은 맞는지 의심이 된다. 또한, 프레임바디 특성상 꽤 덜컹거리는 승차감이 편하지만은 않다. 도심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서는 강력한 서스펜션과 지프다운 꾸준한 토크를 보여주며 4WD 로 험로를 탈출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모드만으로는 탈출이 힘들다는 점이 살짝 의아하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4xe 의 평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도심주행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기모터를 적극 사용해 정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주행시에도 전기모터를 사용해 연비를 아껴주지만, 배터리가 금방 줄어들어 친환경이라 하기에는 살짝 아쉽다. 하지만,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생각보다 시원시원한 가속감과 고속주행시에도 개입되는 전기모터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브레이크는 조금 아쉬워 안전거리를 잘 두어야 한다. 거친 오프로드에서는 역시나 지프다운 험로 탈출능력을 보여주는데, 높은 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배터리 성능이 짧기 때문이다. 유류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매일 충전을 해야 한다. 그것도 완속충전*이라 답답할 수 있는데, 오프로드를 즐기기 위해 떠나려고 하다 보면 배터리가 사라져 있다는 점이 오프로드에서의 친환경을 즐기기 어렵다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지프는 오프로드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말이다.(*7kW 완속충전기로 완충시 2.5시간, 2.4kW 이동형 충전기 사용시 완충까지 7시간 소요됨)
전기모터를 위한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PHEV 인 만큼 내연기관만으로도 충분히 자연 속으로 모험을 떠날 수 있다. 물론, 거친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서 자연을 망가뜨리지 않을 거라고는 보장할 수 없다.
그리고,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주행성능도 약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하이브리드 모드(Hybrid Mode) 에서는 2.0 터보차져 엔진과 전기 모터의 토크로 가속력을 극대화하고 전기를 우선 소모시키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모터의 개입을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전환이 부드럽다. Electric Mode 는 말 그대로 전기모터로만 작동되어 조용하다. 하지만, 배터리를 너무나 빨리 소모시켜버린다. E-Save Mode 는 엔진을 우선 구동시켜 배터리 충전량을 확보해주는데, 그렇게 잘 충전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한참을 E-Save Mode 로 한참 달려도 배터리 충전이 매우 더디다.
하지만, Co2 배출량은 59g/km 로 매우 적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복합연비는 큰 덩치 치곤 12.7km/L 라는 제법 괜찮은 주행거리를 보여준다. 배터리 완충시 최대 630km(주유 + 배터리 완충 시) 의 주행가능거리를 보여주는 만큼, 효율성은 나쁘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는 친환경은 맞는 것 같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지프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일부러 진흙탕길에 차를 빠뜨려보고 거친 길을 다녀봤는데, 쉽게 험로를 빠져나오는 능력은 정말 박수칠 만하다. 정말 아무렇지 않게 꾸준한 토크로 거칠고 미끄러운 진흙탕길을 빠져나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큰 매력포인트이다.
총평 : ★★★★☆
관점에 따라 지프 4xe 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도심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차량이다. 크고,브레이크는 밀리는 느낌이고 주차도 힘들다. 하지만,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어느 길이든 거침없이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지프의 매력이다. 그렇지만, PHEV 를 발표하며 “우리의 친환경은 얌전하지 않다(OUR GREEN IS NOT MILD)” 라는 슬로건과 잘 어울리는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정작 Electric Mode 모드에서는 오프로드 성능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전동화 모델이라고 해서 모두 친환경이라고 하기에는 Co2 배출량이 적은 것 정도다. 거친 길을 거침없이 다닐 수 있고, 배터리로 인해 트렁크 용량을 줄이지 않은 점은 좋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이 적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그럼에도, 4xe 는 괜찮은 연료 효율성과 랭글러 고유의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진화된 랭글러다.
거친 오프로드를 즐기며, 자연 속으로 훌쩍 모험을 떠날 수 있는 지프의 매력을 느낄 준비가 되어있다면 괜찮지만, 그런것이 아니라면 절대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그런데, 8천만원대라는 가격대를 생각하고, 바위들을 넘어다니는 락크라울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쉐보레 콜로라도가 가성비가 더 좋다고 해주고 싶다. (콜로라도 : 3,830~4,649만원)
Yongdeok.HRGB stance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