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 SDV란, 운영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 구동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하드웨어 아키텍쳐를 설계한 자동차를 말합니다.
2. 기존 자동차는 티어 1 부품사 주도로 전장 부품 개발이 진행되면서, 서로 다른 OS를 사용하는 100여 개의 ECU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3. 반면, 테슬라는 일찍부터 자율주행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자동차의 전기전자 아키텍쳐를 처음부터 다시 중앙화된 방식으로 설계합니다.
4. 2019년 모델 3 출시와 함께 테슬라는 자동차 내의 물리적 구역별로 ECU를 통합해, 4개의 ECU만으로 자동차 전체를 통제하는 효율적인 아키텍쳐를 완성해냅니다.
5. 테슬라가 이를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OEM과 달리 떠안고 가야할 레거시가 없었고, 독자적으로 OS 및 제어기를 개발할 역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SDV, 소프트웨어에 의해 정의되는 자동차?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흥미로운 포인트는, 로보택시 전용 차량이 아닌 기존 테슬라 차량 오너들까지 자신의 차량을 로보택시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점입니다. 로보택시 서비스를 위한 FSD 개발이 완성되기 전에 만들어진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배포만 받으면 수백 만 대의 테슬라 차량이 언제든 로보택시 플릿으로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마치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를 연상케 합니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OS는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되며 새로운 버전이 출시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듯, 이 새로운 버전에서의 신기능이나 개선된 사용자 경험은 신제품 뿐 아니라 수억, 수천 만 대의 기존 기기 사용자들까지 누릴 수 있죠.
이렇게 자동차에서도 스마트폰 OS 같은 운영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테슬라가 애초에 자동차를 스마트폰, PC와 같은 전자 제품으로 정의하고 SDV, Software Defined Vehicle을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SDV란, 사전적 정의로는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에 의해 정의되는 자동차, 즉 소프트웨어가 그 가치를 결정하고 부여하는 자동차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SDV를 OTA(Over the Air)의 동의어로 보기도 합니다. 원거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되면 SDV 아니냐는 거죠. 모두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핵심에서는 조금 빗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테슬라가 구현한 SDV의 정의와, SDV가 자동차 산업에 갖는 함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SDV란 무엇이며, 테슬라는 왜 SDV를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기존 OEM들도 SDV를 잘 만들 수 있을까요?
자동차 모듈화와 전장화의 역사
SDV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 배경이 되는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잠시 집고 넘어가려 합니다. 크게 2가지, “모듈화”와 “전장화” 트렌드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려 하는데요.
초창기 자동차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자동차가 이제 막 마차를 대체하기 시작하던 시절의 자동차의 외형과 구조는 단순하기 그지 없습니다. 마치 오늘날의 휠체어에 바퀴와 운전석만 달아놓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단순한 모습이었던 자동차가 시간이 흐르며 점점 우리가 아는 복잡한 형태로 변화해 갑니다. 엔진과 파워트레인이 고도화되고, 사용자 편의를 위해 기존에 없던 에어컨이나 오디오, 와이퍼, 백미러 등이 하나 하나 추가됩니다. 자연히 자동차의 구조는 복잡해지고, 부품 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겠죠.
수백 개 내외였던 부품 수가 2,3 만개 수준까지 늘어나자, 자동차를 제조하는 OEM들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수 많은 부품들을 직접 구매하고 재고를 관리하자니 일이 너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겁니다. 한 가지 부품이라도 재고가 떨어지면 자동차를 만들 수 없으니, 관리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모듈화’입니다. OEM과 직접 거래하는 티어(Tier) 1 부품 공급사들이 OEM 대신 부품을 소싱하고 일부 조립까지 진행해, 반조립품 형태의 모듈 단위로 납품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OEM이 자동차 운전석을 만들기 위해 직접 볼트, 너트부터 스위치, 핸들까지 모든 부품을 구매해 A부터 Z까지 직접 제조했다면, 이제는 ‘칵핏(Cockpit) 모듈’이라는 형태로 완성된 반조립체를 구매하는 겁니다. 이렇게 칵핏 모듈을 비롯해 샤시 모듈, 도어 모듈, 프론트엔드 모듈 등을 납품받아 모듈끼리 조립만 하면 자동차가 완성되니, SCM이 훨씬 수월해지는 겁니다.
이렇게 모듈 기반 공급 체계가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한결 일이 가벼워집니다. 재고 관리나 하청 업체 관리 업무에 힘을 덜 수 있고 조립 공정에 투입되는 인력과 설비도 감축해서 몸집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티어 1 부품 공급사들에게 상당 부분의 개발 주도권이 이양됨을 뜻하기도 합니다. OEM들이 요구하는 스펙만 맞추면 부품을 어디서 소싱하고 어떻게 조립하는지는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장화’라는 또 하나의 트렌드가 찾아옵니다.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주행 상황에 맞춰 엔진 상태를 제어한다든지, 주차나 차선 유지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ADAS 기능을 추가하게 되면서 자동차도 조금 “더 똑똑해질 필요”가 생겨난 겁니다.
이를 위해 자동차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이 기존 기계식, 유압식에서 전자 부품으로 바뀌게 됩니다. 자동차에 쓰이는 전자 부품은 크게 3가지, 센서, 제어기, 액츄에이터로 구분됩니다. 센서가 주변 환경을 ‘인지’하면 반도체로 구성된 제어기(ECU)가 인간의 두뇌처럼 이를 ‘판단’하여 명령을 내리고, 액츄에이터가 차량 장치를 ‘제어’해 움직이게 됩니다.
이렇게 기계 장치였던 자동차의 전장 부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IT 제품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원가 중 전장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8% 수준에서 2020년 40%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 또한 자율주행과 같은 신기술이 적용되면서 그 비중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는데요. 사실상 우리가 타고 있는 오늘날의 자동차는 이미 반(半)-전자제품이 됐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전장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장 부품의 개발 주도권도 티어 1 업체들이 쥐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보니 전장 부품 간의 표준이나 호환성에 대해 정립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별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개발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로 자동차 하나에 두뇌 역할을 하는 ECU (Electronic Control Unit)가 백 여개나 들어가고, 그 백 여개도 모두 서로 다른 OS로 작동됩니다. 사람으로 비유를 하자면, 팔, 다리, 귀, 눈마다 모두 각 부위를 위한 뇌가 달려 있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그 뇌마다 구사 가능한 언어가 달라 소통까지 안되는 겁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기존 OEM들이 생산하던 전장화된 자동차는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각 ECU를 이어주는 배선도 길고 복잡하게 구성될 수밖에 없었고,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ECU가 대 여섯개씩 존재하기도 했죠. 바꿔 말하면 품질 이슈가 발생할 지점도 많고, 원가나 기능 측면의 개선해야 할 요소도 많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티어 1 업체 중심의 SCM 운영 체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어찌저찌해서 자동차는 별 문제없이 굴러가게 만들어 왔습니다.
SDV란 무엇인가?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돌연 SDV라는 것을 짜잔 하고 만들어냅니다. 이게 뭔가 하고 보니, 백 여 개의 ECU가 필요했던 타사 자동차와 달리, 단 4개의 중앙화된 ECU만으로 자동차의 모든 기능을 통제할 수 있니다. 또 부품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어 있어, 소비자에게 차량이 인도된 후에도 소프트웨어 원격 업데이트로 하드웨어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하는 겁니다. 앞서 전장화 트렌드를 이야기하면서 자동차가 이제는 반(半) 전자제품이 됐다고 이야기했었죠. 테슬라는 자동차를 PC,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은 진짜 전자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겁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정리하면, 테슬라가 만들어낸 SDV란, 운영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 구동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하드웨어 아키텍쳐를 설계한 자동차를 말합니다. 기존 자동차 OEM들이 하던 것과 정반대의 방식이죠. 어떤 소프트웨어를 구동할지 결정하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차량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조를 다시 만든 겁니다.
이를 위해선 기존에 복잡한 구조로 산재돼있던 백 여개의 ECU부터 정리해야겠죠. 테슬라는 물리적 거리에 따라 구역을 나누고, 각 구역마다 한 개의 ECU가 모든 기능을 통제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4개의 중앙화된 ECU가 구역별 기능을 통제하는 방식을 ‘조널 아키텍쳐 (Zonal Architecture)’라고도 합니다.
이런 방식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일단 복잡했던 배선부터 단순해집니다. 부품과 ECU간의 물리적 거리가 짧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중복 기능이 사라지면서 불필요한 배선도 사라지게 되니까요. 또한 중앙에서 모든 기능을 통제하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분리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애플이 iOS를 통해 그러하듯, 하나의 단일화된 OS만으로 기존 하드웨어의 기능을 일괄적으로 통제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됩니다. 테슬라를 흔히들 ‘바퀴 달린 컴퓨터’, ‘자동차계의 애플’이라고들 부르는 배경에는 이런 맥락이 숨어 있는 겁니다.
테슬라는 왜 SDV를 만들었나?
그렇다면, 테슬라는 왜 이런 SDV를 만든 것일까요? 일단 IT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설계하던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관점에서 보면 자동차란 제품의 구조 자체가 이해불가한 비효율적 존재였을 겁니다. 마치 CPU가 100개 달린 컴퓨터를 보는 것 같았을 테니까요. 자신들이 익숙하고 개발하기 편리한 방식으로 뜯어 고치고 싶었을 게 당연합니다.
또 SDV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OTA 기능이 가져다 줄 장점도 크다고 봤을 겁니다. 출시 시점을 조금 앞당겨 부족한 현금흐름을 메우고, 미흡한 기능이 있다면 나중에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차량 가치를 제고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신차에 대한 니즈도 줄어들 것이고요. 그리고 기존 OEM들의 골칫거리인 리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상당 부분 대체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을 거라고 예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위의 이런 저런 이유를 차치하고, 가장 큰 이유는 자율주행 기능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자율주행 구현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오늘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할 정도로, 자율주행 기능은 자동차 산업의 수익 구조 자체를 바꿔놓을 중요 과제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ECU 수 백개를 덕지덕지 엮어놓은 자동차 구조로는 당연히 테슬라가 원하는 자율주행 개발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테스트, 수정, 학습, 배포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자율주행 기능을 향상시켜가는 테슬라의 점진적 접근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PC와 동일한 구조의 전자 제품이 필요했을테니까요.
놀라운건 이렇게 중앙 집중형 아키텍쳐를 완성한 것이 지난 2019년이라는 사실입니다. 테슬라가 매 분기 적자를 내며 존속 여부 자체가 불확실했던 시절이죠. 이런 시절부터 완전 자율주행 구현을 염두에 두고 자동차를 바닥에서부터 다시 설계해 전자 제품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대단할 따름입니다.
2020년 일본 언론지인 닛케이 오토모티브에서는 실제로 모델 3를 분해해 중앙화된 아키텍쳐를 눈으로 확인하고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는데요. 폭스바겐 같은 글로벌 OEM은 물론이고, 자국의 토요타보다 ‘6년은 앞서 있다’고 평가합니다[ii]. 실제로 2023년 현재 테슬라를 제외하고 조널 아키텍쳐 방식의 중앙 집중화된 SDV를 구현한 업체는 없습니다. 미래차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 중 하나라는 우리나라의 현대차가 2025년까지 전 차종를 SDV화하겠다고 발표했으니, 닛케이가 예측했던 6년 격차가 꽤나 정확했던 것 같습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도 SDV를 잘 만들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6년 뒤쳐져 있는 기존 OEM들은 과연 목표대로 SDV를 완성해낼 수 있을까요? 애초에 테슬라가 어떻게 SDV를 완성할 수 있었는지를 따라가다보면 그 답을 추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테슬라가 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짊어지고 가야할 레거시(Legacy)의 부담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 기존 OEM들은 오랫동안 티어 1 공급사 중심 생태계에 의존해왔습니다. 또 티어 1, 2, 3 부품 업체들과 상생, 공존하는 관계에 놓여있기도 하고요. 때문에 이들로부터 납품 받는 ECU의 개수가 줄고, 소프트웨어는 분리해 별도 개발/발주한다는 것은, 이러한 부품사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부품사로부터 독립해, OEM이 주도해서 독자적으로 전 부품을 아우르는 통합 OS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을 것이고요.
이와 달리, 테슬라는 모든 걸 바닥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짊어져야할 레거시 부담도 없고,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었고요. 그래서 하나하나 직접 새로 개발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모델 S 이후 지속적으로 ECU 자체 개발을 추진해왔는데요. 지난 마스터 플랜 3 발표 내용에 따르면, 모델 S에서는 20% 수준에 불과했던 자체 개발 비중이 모델 3에서는 56%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사이버트럭에선 85%, 차세대 모델에선 100% 자체 개발 ECU만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이는 곧 테슬라가 자동차의 더 세밀한 부품 하나하나까지 소프트웨어를 통해 완전히 통제 가능함을 뜻합니다. 자동차가 완전 전자제품화되는 겁니다.
그렇다고 기존 OEM들이 SDV를 영영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존 공급 생태계를 안고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그 변화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테슬라가 완성한 조널 아키텍쳐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OEM들은 도메인 (Domain) 아키텍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널 아키텍쳐가 ECU를 물리적 구역 단위로 통합했다면, 도메인 아키텍쳐는 기능을 중심으로 통합하는 건데요. 예를 들면, 파워트레인 ECU, 인포테인먼트 ECU, ADAS ECU 등 차량이 제공하는 주요 기능별 ECU를 하나로 통합하는 겁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존 공급 생태계에 많은 진통과 다툼이 예상됩니다. 기존 주도권을 놓고 싶어하지 않아하는 티어 1 업체와의 갈등이 있을 수 있겠죠. 또 구글이나 애플 같은 IT 업체들이 통합 OS 시장에 침투하며 기존 사업자의 먹이를 채어가려 할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와 같이 자율주행이란 엄청난 잠재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SDV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됐을 때, SDV 하드웨어를 보유한 업체만이 그 과실을 누릴 수 있을 테니까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부지런히 테슬라를 따라하는 이유
소비자들이 테슬라를 구매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미래 가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뛰어난 주행 성능이나 충전 편리성, 경쟁력 있는 가격 등 현재 가치만 놓고 보더라도 테슬라에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얻게 될 추가적 효용에 대한 기대감도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언젠가 FSD가 완성됐을 때 이를 이용해 완전 자율주행차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나아가 로보택시로 활용해 부수입을 올릴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 말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기존 판매된 소비자들에게도 큰 효용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은 반대로 테슬라에게도 큰 메리트로 작용합니다. 일단 FSD의 판매 가능 시장부터 확 넓어집니다. 신차 구매 고객 뿐 아니라 수백 만 명의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판매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거니까요. 또한 앞서 언급한 로보택시 서비스 운영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수십, 수백 만 대의 플릿을 확보하는 것도 용이해지겠죠.
이러한 SDV의 장점은, SDV를 구현하지 못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반대로 큰 고민거리로 남을 것입니다. 당장 판매 중인 제품의 구매 매력은 떨어지고, 자율주행 기능을 완성하더라도 타겟 가능 시장이 작고 로보택시 서비스 운영도 어려워질 테니까요.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이 부지런히 테슬라를 좇아 SDV 개발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Reference
– 바퀴 달린 컴퓨터, SDV (하이투자증권, 23/02/21)
– Software Defined Vehicle (Youtube 서울대학교AI연구원, 홍성수 교수)
일렉트릭 쇼크
찌릿찌릿하게 읽는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 이야기
함께 보면 좋은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