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CFO 코로나19 우려되지만 극복해 나갈 것 • 유럽 공장 10일간 가동 중단 • 작년 SUV 앞세워 수익성 대폭 개선… 1단계 전략 마무리 • 그룹 디지털화·車 SW 전담 조직 설립 추진 • 올해 첫 순수 전기차 ‘ID.3·ID.4’ 출시
폭스바겐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2020 미디어 컨퍼런스’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했다.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브랜드 도약을 위한 ‘트랜스폼 2025+’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해당 전략의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룹 핵심 브랜드인 폭스바겐의 경우 전반적으로 침체된 글로벌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총 630만대를 판매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주요 시장 점유율은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성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도했다. 특히 티구안은 작년 70만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글로벌 베스트셀러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해치백 모델 골프와 함께 글로벌 판매량 톱10에도 진입했다. 시장 성공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17%씩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증가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주목할 만하다.
반면 올해 발생한 변수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져 사업실적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주요 부품 공급업체들에게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이 한동안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수요 및 판매 감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유럽 공장 생산 가동을 영업일 기준으로 10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알렉산더 자이츠(Alexander Seitz) 폭스바겐 CFO는 “코로나19 사태는 전례 없던 재난으로 브랜드 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직원 보호와 사업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스바겐은 과거에도 어려운 상황을 함께 잘 극복했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위기도 감당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폭스바겐은 브랜드 트랜스폼 2025+ 전략이 첫 단계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두 번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SUV 확대와 주요 시장 판매량 개선,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성 향상 등으로 구성된 첫 단계에 이어 두 번째 단계로는 전동화 분야 강화를 꼽았다. e-모빌리티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랄프 브란트슈터타 폭스바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트랜스폼 2025+ 전략 두 번째 단계에 착수했다”며 “폭스바겐은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특히 올해를 전동화 전략의 원년으로 삼았다.
대대적인 전동화 전략 하에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 기반 첫 모델(ID.3)이 오는 여름부터 소비자에게 인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브랜드 첫 SUV 전기차 ID.4가 뒤를 이을 예정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출고해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50만대 규모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동화 뿐 아니라 브랜드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디지털 전환 로드맵 이행과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담 기구 설치 등이 핵심이다. 디지털 전환 로드맵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브랜드 구현을 위한 후속 프로젝트다. 조직 내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구축해 모든 분야에서 보다 신속하고 간결한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는 2023년까지 최대 4000개 규모 행정직이 없어질 예정이며 동시에 디지털 관련 일자리 2000개가 늘어날 예정이라고 폭스바겐 측은 설명했다.
디지털 관련 일자리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담 기구를 통해 창출될 전망이다. 자동차 내 운영 시스템부터 디지털 통합 시스템, 새로운 모빌리티 시스템 등 모든 소프트웨어 활동들이 해당 전담 조직을 통해 처리될 에정이다. 현재 3000명 규모 디지털 전문가들이 폭스바겐에 소속돼 있으며 2025년까지 해당 조직 규모를 1만 명 수준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