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계약과 인도받기 전까지
2016년 여름 필자는 준 준중형 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준 준중형 차의 연비 또한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 아이오닉 HEV(Hybrid Electric Vehicle) 차량이 나와 있었던 상태였고 아이오닉 EV(Electric Vehicle) 차량 역시 도로에서 볼 수 있었던 때였다.
처음에는 EV 차량을 눈여겨보았으나 거주하는 곳에 충전소가 없어 아이오닉 HEV 차량을 구매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 당시에 충전소만 집에 있었다면 아이오닉 EV를 구매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충전소의 전국 인프라 상황이 3-4천 군데 정도밖에 없어 구매를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2016 도에 아이오닉 HEV 차량을 구매하여 운행하였는데 HEV 차량이 저속에서 전기로 가다 어느 정도의 속도에서 조건이 만족하면 내연기관의 엔진이 작동할 때의 이질감은 그리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그러나 HEV 차량이 전기로 만 운행할 때의 부드러움과 조용함 때문에 배터리와 모터로만 움직이는 EV 차량에 대해 동경심이 생겨났고 기회가 된다면 EV 차량을 꼭 구입하거나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에게 기회가 왔다.
2017년 겨울 필자가 사는 아파트에 완속 충전기 2기가 설치되었다. 며칠 전부터 지하 주차장에 공사를 하는 것이 목격되었는데 드디어 완속 충전기가 생기게 된 것이다. 내가 입대위에 설치해달라고 건의한 것도 아닌데 그 누군가의 노력으로 설치가 되었던 것이다.
이것을 보자마자 평소 알고 지내던 현대 영업사원에게 전화를 하여 구매 진행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때가 2017년 11월 경으로 코나 EV의 출시 전이었다. 이때부터 코나 EV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전기차 관련 카페 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알아보았다. 그 이후 2018년 2월경 코나 EV의 사전계약이 진행되었고 계약금 10만 원만 지급하고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2월에 사전계약을 할 때까지도 긴 시간이었지만 이후부터가 진짜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대기 순번이 매겨지기 시작하였고 필자의 지인 역시 주문을 진행하여 코나 EV 차량 총 3대의 주문을 진행하였다.
이런 와중에 주문 실수로 인해 본인의 차량의 순번이 밀리고 배터리 수급 상황과 생산공장의 차질 등으로 한두 달 늦게 출고되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필자의 차량을 출고하다 약간의 실수로 인해 뒤 범퍼의 교체 작업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또 2주가 지연되었다.
한가지 필자가 실수한 것은 주문을 진행하면서 옵션을 바꾸어 출고일자가 늦어졌다는 것이다. 색상이나 옵션을 주문한 후 나중에 바꾸게 되면 그만큼 출고일자는 늦게 잡혀 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드디어 2018년 6월 7일 자로 출고일자가 잡혔고 이때 출고하여 6월 8일 날 등록하고 그 다음 달 선팅과 블랙박스 유리막 코팅을 마친 후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보조금 신청 후 2달 내에 차량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보조금 신청 날짜가 4월 8일이었다. 그러므로 정확히 2달 만에 차량을 출고 받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필자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이날 차량을 인도받아 무사히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보조금 때문에 생기는 이런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차량을 받기 전의 상황을 왜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하냐면 현재도 BEV(Battery Electric Vehicle)는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계약후 최소 2-3달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기 때문이고 기다림의 시간이 차량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길고 느리게 흘러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최근에 전기차 보조금 상황을 보면 작년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보조금 전체를 작년보다는 많게 책정하고 보조금 지급 가능 대수를 늘리는 대신 각각의 차량에는 보조금이 적게 지급되는 구조이다. 그러다 보니 지원 대수가 많아져 2019년 전기차 보조금의 여유는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연말이 되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렌터카와 법인 같은 곳에서 남은 보조금이 있다면 연말이 지나기 전 모두 타 가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전반기에 보조금이 모두 소진되어 후반기 추경에 추가 편성을 하여 지급하였는데 지금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이제는 필자처럼 보조금 때문에 마음 졸일 일은 없을 것 같다.
코나 EV 차량을 받기 2주일 전쯤 기존에 타고 다니던 아이오닉 HEV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내놓았고 2주 만에 거래가 성사되며 비교적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
전기차를 인도받고 전국 방방곡곡을 신나게 돌아녔다.
코나 EV 차량을 받고 나서 주행거리 500~1,000Km에 달하는 장거리 여행을 자주 갔다. 우선 이렇게 장거리를 뛰면서 기존 HEV 차량의 반값밖에 안 드는 유지비는 필자를 자꾸 밖으로 유혹? 하여 우리나라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게 만들었다.
전기차의 경제성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이며 설명해 봤자 손가락만 아플 뿐이다. 유지비는 간단히 말해 현재 시점으로는 만 킬로 미터 주행할 때마다 일반 준 준형 내연기관차 대비 백만 원을 세이브할 수 있다. 필자가 4만 킬로를 주행하였으므로 4백만 원을 세이브했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물론 내년부터는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보조금 역시 작년보다 올해가 각 차량에 돌아가는 금액이 줄었고 내년에는 더 줄 것이다. 또한 충전비 역시 올라갈 것으로 보이고 고속도로 통행료 반값 할인 역시 없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하다. 혜택이 있을 때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혜택이 다 없어진다 하더라도 경유차 대비 유지비는 절반값 밖에 안 들어간다. 이것에 승차감 가속감, 주행감성 등을 생각해 본다면 그리 나쁜 선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에서 충전 인프라에 대해 걱정을 하지만 현재 충전 인프라는 필자의 생각으로는 조금 모자란 편이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단! 충전 속도에 따른 시간 낭비는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느냐는 관건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버리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르게 생각하면 그 시간에 여가 시간을 즐길 수도 있는 것이라서 이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보내느냐가 중요한 포인트 일수 있겠다.
전기차 주행거리 1년 만에 40,000Km를 넘다
2018년 6월 초순에 출고를 받았기 때문에 현재의 시점으로 보면 이제 출고 약 1년이 되기 2주 전이다. 이렇게 코나 EV를 운행하면서 주행 킬로수를 4만 킬로를 넘기게 되었고 타이어 위치교환을 1회 하였다. 그리고 에어컨 필터를 1회 교체하였으며 별다른 소모품이 들어가지 않아 차량에 투자한 비용이라고는 충전비와 세차비가 전부였다.
전기차를 운행하면서 세차하는 것이 조금 불편하기도 한데 주유를 하지 않으니 세차권을 받을 수가 없어 세차비용을 할인받기 전 금액을 내야 하므로 주유소에 딸린 세차장은 기피하게 된다. 그러므로 셀프 세차장에서 세차를 해야 되니 이 부분에서는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코나 EV에 장착된 타이어가 넥센 엔프리즈 AH8 타이어인데 트레드가 6만 정도 된다. 필자의 차량이 4만 킬로를 넘겼기 때문에 이제 2만 킬로를 더 주행 하게되면 타이어를 교체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는 것이다. 전기차를 타면서 첫 교환 부품이 타이어가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다른 차량이었으면 오일류 교환 최소 3-4회 정도 하였어야 하는데 타이어 교체가 먼저라니… 너무 생소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코나 EV와 관련하여 필자의 주행거리가 많은 편에는 속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주행거리를 기록하는 유저들이 간혹 있다. 그분들에게는 이미 타이어 교환 시기가 도래하였을 것이고 다른 타이어를 장착하였을 것이다. 사실 기본적으로 장착된 타이어는 연비 위주의 타이어이기 때문에 코나 EV의 출력과 운동성을 뒷받침해 주기에는 조금 실망스러운 성능을 나타내므로(그렇다고 나쁜 타이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접지력이 좋은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물론 연비는 조금 안 좋아지겠지만 말이다.
전기차 보증기한을 연장하다
주행거리가 이렇다 보니 1년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일반 보증 A/S 기간이 거의 다 되어 간다. 현대차의 A/S 방침이 언제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필자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조금 달라졌다. 일반 보증기간이 2년에 8만 킬로미터 3년에 6만 킬로미터 4년에 4만 킬로미터를 기본으로 하며 이 조건은 A/S 기간 내에는 변경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만약 필자가 4년에 4만 킬로미터로 해 놓았다면 벌써 보증기한이 다 된 것이다. A/S 보증 연수와 주행 킬로수 둘 중 하나가 먼저 도래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특수성 때문에 주행 거리가 많아진다면 보증 연장 상품을 통해 A/S 기간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코나 EV의 경우 일반 부품과 엔진부품 2가지 부분이 있으나 코나 EV는 일반 부품만 연장된다. 그도 그럴 것이 전기차 부품은 10년에 16만Km가 보증되고 배터리는 처음 구매자에 한해 평생 보증이기에 일반 부품만 보증 연장 상품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보증 연장을 신청하는 방법은 2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나와 계약을 진행했던 영업사원에게 전화하여 연장하는 방법이 있고 전화를 하여 자신의 상황에 맞게 기간을 연장하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자기가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이것은 블루포인트 + 현금으로도 가능하며 블루 포인트 만으로도 가능하나 1년에 블루포인트를 쓸 수 있는 한도가 있어 그것을 넘게 되면 어차피 자신의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한다. 물론 카드도 결재 가능하다.
그리고 옵션에서 2가지가 있는데 2년에 4만 킬로냐 3년에 6만 킬로냐를 선택해 주면 된다.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가격이 바뀌게 되는데 차종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돈 낭비라고 생각하실 수는 있으나 코나 EV는 전기차라는 특수성 때문에 주행거리가 많아질 수 있고 또한 일반 내연 기관 차량과 다른 부품들이 있어 일반 부품이라도 보험을 들어 연장해 놓는 게 좋을 수 있을듯하다.
그리고 보증 기간에 대해 잠깐 언급해 보면 코나 EV는 앞서 말한 2년에 8만 / 3년에 6만 / 4년에 4만 킬로를 보증기간 내에 가변으로 적용할 수 있는데 이 보험을 또 들면 여기에 플러스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2년에 8만을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있었는데 이 보험을 33만 원짜리 2년에 4만 킬로를 들게 되면 2년에 8만+2년에 4만 = 4년에 12만 킬로가 A/S 보증기한이 된다.
1년 동안 전기차의 생태계에 많은 변화가 생기다
2018년의 보조금 보다 2019년의 보조금이 적게 책정이 되고 충전 방해 금지법이 생겼으며 2019년 전기차의 등록대수가 6만 5천 대가 넘어섰다(한전 홈페이지 기준) 충전소가 9천군 대가 넘었으며 만 이천여 기 이상의 충전기가 설치되었다.(충전 앱 EVWHERE 기준) 이렇게 발전해 오면서 일부 정비사분들에게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전기차를 일반 내연기관 차량처럼 인식하여야 하고 그에 따른 정비 방법을 연구하고 공유하며 전기차 정비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정비사분들도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고 그에 따라 위와 같은 민간 교육을 진행하는 곳도 있었으며 이곳에는 대부분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비소의 직원 및 대표 분들이 참석하였고 약 30명 정도가 참석하였다. 그리고 자동차 교육현장에 근무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교육 내용은 주로 고장 증상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고 그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정비사분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전기차의 A/S 기간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일 수도 있지만 이제 2세대 전기차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보증기간 연장을 하지 않는다면 이런 정비사분들에게 정비를 맡겨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전기차에 대한 교육의 움직임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는 대규모로 진행될 수도 있을듯하다.
1년 동안의 경험을 정리해 본다면
이렇게 전기차를 운행하면서 일반 차량과 다른 생소한 경험을 몇 가지 해 보았다.
내연기관과는 다른 경제성 때문에 더 많이 돌아다니게 된다. 이 부분은 HEV 차량과 비슷하다. 그러나 그 차이가 더 크니 더 많은 주행거리를 기록하게 된다.
차량의 소모품을 첫 번째로 타이어를 갈아 할 것 같으며 다른 소모품이 들지 않아 너무 편하고 경제적이며 주유소 세차장을 기피하게 되고 일반 보증기한 A/S 기한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보증 연장을 하였다.
충전을 하면서 휴게소의 풍경을 좀 더 여유롭고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의 휴게소가 세계적으로 보아도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위와 같은 경험을 해 보면서 말이나 정보에 의한 습득으로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지만 직접 경험을 해 보니 내연기관 차량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다소 생소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차량을 구매한다면 필자는 다시 EV 차량을 구매하고자 하며 2순위로 HEV 그리고 3순위로 내연기관 차량을 생각할 것 같다.
마키님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실제 전기차 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