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에 구입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벌써 4년이 되어, 지난 12월에 정기검사를 받게 되었다. 아이오닉 EV 구입 이후 후배가 맡아서 보유하던 것을 11월에 다시 인수하게 되었는데, 최초 구입 후 4년이 임박하게 된 것이다.

얼마전 EVPOST에 올라온 울트라비니군의 BMW 530e 시승기 처럼 쏘나타 PHEV 도 전기 주행 거리 이내에서는 순수 전기차와 다를 바 없는 운행이 가능하다.

히터를 켤 때는 엔진을 돌려야 하지만 아주 가끔 있는 일이다. 집밥 (파워큐브)을 이용하여 전기차로만 사용하고 있는지라 지난 11월 초에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면서 받은 3만원짜리 주유 쿠폰으로 주유한 연료를 아직까지 총 1리터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일 정도이다. 3개월간 주행거리가 1,000km 도 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연차와 동일한 기준에 맞추어 자동차정기검사를 받게 된다.

신차 구입후 4년이 지나면 그 다음부터는 2년 간격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비는 2만원이 약간 넘는 금액이고, 차를 검사장으로 가지고 가서 받아야 하는 일이라, 직장인은 반나절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검사를 받지 않으면 계속해서 과태료를 내야 한다.

BMW 530e PHEV 전기모드는 어떨까? 시승기

 

생활법령 사이트에서

캡쳐한 아래 그림과 같이 이는 의무적인 것으로 자동차의 구조와 기능이 적절한지 판단하고 환경적인 문제가 없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다 (출처: 생활법령). 내연차라면 실제로 파워트레인이 낡아감에 따라 소음, 진동, 배기가스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전동화차는 배출가스 이슈가 없거나 거의 없는데?

실제로 검사를 받아보니 거의 요식행위에 가까운 절차라고 느껴졌다. 전기차에 대해서 뭔가 규정과 검사체계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는 있었는데 아직인 걸로 보인다. 비슷한 지적이, 일찍부터 전기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제주도에서는 2018년 부터 있었다. 이후 19년 중순 부터는 고전압 시스템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배출가스 검사 필요없는 전기차, 안전검사장 가면… (출처 : 디지털타임스) ⇢
제주 전기차 1600여대 올해 첫 정기검사 (출처 : 한라일보) ⇢
국내 첫 전기자동차 고전원전기장치 검사, 제주서 출발 (출처 : 제민일보) ⇢

2019년에는 경기도에서도 지적이 있었지만, 내륙에서는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은 없어보인다.

전기차 시대 ‘성큼’..차량 안전검사 준비는 미비 (출처 : 일간경기) ⇢

전기차는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하므로 고유의 안전 위험이 존재하는데, 실질적으로 지금과 같이 악셀 한번 밟아보고 불 한번 켜보고 꺼보고 끝나는 정기검사 프로토콜에서는 고전압 계통의 안전 문제를 실질적으로 충분히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가 교통경제에서 제기되기도 했었다.

전기차 검사 어떻게 하나…매뉴얼, 전문장비 없어 (출처 : 교통경제) ⇢

곰곰이 생각해보면

오히려 고전압 계통과 파워일렉트릭의 안전 문제는, 주변인의 안전과 대기환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점검과 규제의 대상이 되는 등화나 배출가스 이슈와는 달리,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 문제에 가까워서 제조사가 워런티로 관리하는 부분에 속하는 것이라, 이를 의무 사항인 정기검사에서 체크하겠다는 것도 다소 이상하게 느껴진다.

아마 이 문제에 대해 들여다본 사람이 무척 적을것 같아서, 그냥 편의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엔진오일 교환 주기가 내연차와 마찬가지로 매뉴얼에서 제시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4년/2년으로 전기차의 경우에도 정기검사가 복붙 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다. 혹은, 검사비용이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이권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차량의 성능과 안전에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검사를 받으러 반나절의 시간과 상당한 금액을 주기적으로 들여야 하는데, 이를 국가적으로 계산해 보면 꽤 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일 수도 있다. 워낙 정비 소요가 적은 전기차의 특성상 – 차 때문에 뭘 하러 가는 일이 없는게 정상이니까 – 이렇게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이 더 크게 느껴진다.

반대로,

정부는 검사 내용이나 주기를 전기차는 대폭 완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예산을 별로 쓰지 않고도 잠재적 유저에게 큰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며 차량 소유주의 시간도 절감하여 국가 차원의 생산성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 보급 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2021~2022년이 되면 전기차의 정기검사 주기가 수만대 이상에서 도래하게 된다. 그 전에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서는 여러 관계자들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감격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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