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스마트 모빌리티
시범운영
이르면 내년에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이 서울 강남과 여의도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강남과 여의도 일대 녹색교통구역에 스마트와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모빌리티를 운행할 예정이다. 내년 시범 주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2023년에는 상용 자율주행차도 다니게 된다. 또 시속 30km 미만의 저속 전용차로를 지정해 자전거, 개인형 이동장치(PM)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남·여의도에
자율주행차 달린다
녹색교통구역은 도심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2019년 12월 처음 도입됐다. 이 구역 안에서는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으로 꼽히는 낡은 경유차는 운행할 수 없다. 서울시는 녹색교통구역에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이 들어간 스마트 모빌리티를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지역은 지난해 12월 새로 지정된 영등포구 여의동을 포함한 강남·서초·송파구 등 4개 구 24개 동이다.
앞서 마포구 상암동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돼 운영 중인데, 상암동이 단순 테스트베드였다면 유동인구와 차량이 밀집된 강남·여의도는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로 볼 수 있다. 계획 수립이 마무리되면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거쳐 시범 운행에 들어간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도로 정비가 잘돼 있고 첨단 교통기술 접목이 쉬운 강남과 여의도에 자율주행 차량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문제점이 드러나면 보완해 앞으로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속차량 지정차로,
생활 물류 혁신 기대
강남·여의도에 시속 30km 미만으로만 주행할 수 있는 저속차량 지정차로도 새로 만든다. 어린이보호구역 등 특정 구간이 아닌 저속 전용차로가 생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이용률을 높여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일반 차량도 통행은 가능하다. 하지만 저속 전용차로라 사실상 일반 차량은 운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대에 자율주행 로봇도 도입해 생활 물류 서비스 혁신도 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서울 마곡지구에서는 최근 한 업체가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해 직장인들에게 점심 식사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진행했다. 고객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관제센터에서 로봇을 배차한다. 식당에서 음식을 픽업한 로봇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음식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택배나 퀵배송 서비스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전기버스 등 친환경 버스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과 여의도는 단순 환경 개선을 위한 녹색교통구역이 아닌 스마트 기술과 친환경이 합쳐진 미래 지향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G 인프라, 자율주행에 활용
서울시는 1월 서울 주요 지점의 도로 인프라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했다. 신호등 색상과 남은 시간 알림 같은 교통신호뿐만 아니라 무단횡단 보행자 현황, 불법 주정차 위치 등이 담겼다.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해 차량이 달리는 도로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에도 활용된다. 또 서울시내에 깔린 5세대(5G) 통신망도 자율주행 차량 운행을 뒷받침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은 많은 양의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5G 인프라가 잘 구축된 도시라서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서비스를 구현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췄다”고 말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해 12월 국내 처음으로 자율주행 차량 상용화에 들어갔다. 민간기업과 협업해 세종시 정부청사 인근 도로에서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 시흥시도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심야셔틀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시흥시는 올해 안에 노선을 5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강승현 byhuman@donga.com
박창규·이청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