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완전변경을 거친 A5에 이어 A6도 공개했습니다. 새로운 라인업으로 순수 전기차가 된 A6는 이제 A6 e-트론입니다. 스포트백과 아반트 버전으로 판매되는데 아우디 전기차 중에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길이 4928mm, 너비 2137mm, 높이 1487mm(아반트 1527mm), 휠베이스 2946mm의 A6 e-트론은 BMW i5 짧고 실내 공간도 좁습니다. 옆으로 더 넓긴한데 이 때문인지 날렵한 맛은 좀 덜 합니다. 신형 A5와 비슷한 실내 인테리어와 함께 PDLC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들어갑니다. 기본 모델은 싱글 모터가 후륜에 장착됩니다. 아우디가 선보이는 후륜 구동 전기 세단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20분, 아니 10분만
Q6 e-트론과 같은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플랫폼을 기반으로 94.9kWh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됩니다. PPE 플랫폼을 위해 개발된 이 배터리는 12개의 모듈과 180개의 프리즘 셀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유럽 기준으로 A6 스포트백 e-트론이 756km, A6 아반트 e-트론은 720km. S6 스포트백 e-트론이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최대 675km, S6 아반트 e-트론은 647km입니다.
최대 충전 전력은 270kW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21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적합한 충전소, 그러니까 HPC(High Power Charging) 스테이션에서 10분만 충전해도 300km가 넘는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아우디는 말합니다. 교류 충전은 11kW가 기본이고 옵션으로 22kW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네요(당장은 아니고 나중에요).
아우디는 회생제동도 강조하는데 일상적인 주행에서 90% 이상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를 멈출 수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 회수는 최대 220kW까지 가능하다네요. 회생 제동은 패들 시프트를 통해 2단계로 조정할 수 있고 원 페달 드라이빙 또한 지원합니다.
A6 스포트백 e-트론과 아반트 e-트론의 시스템 출력은 270kW이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5.4초입니다. 최고 속도는 210km/h. S6 e-트론은 370kW의 시스템 출력을 토대로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합니다. 0-100km/h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은 3.9초, 최고 속도는 시속 240km.
타협 혹은 진화
아우디는 A6 e-트론 전면 에어 인테이크를 비롯해 엔진 언더실드과 리어 리퓨저 등 여러 부분을 최적화하면서 차 주변 공기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휠도 마찬가지고요. 특수 플라스틱으로 만든 에어로 블레이드가 들어간 21인치 휠은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아우디는 풍동(wind tunnel)에서 1300개가 넘는 시뮬레이션을 거쳤다고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A6 스포트백 e-트론은 공기 저항 계수 0.21를 달성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에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공기 저항 계수는 0~1 사이에서 소수점 단위로 기록되고, 0에 가까울수록 공기 저항을 덜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기차의 경우 공기 저항 계수가 10% 낮아지면 주행 거리는 5% 정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공기 저항은 정육면체일 때 높고 유선형일 때 낮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에 신경을 쓰는 자동차들은 비슷하게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테슬라 모델 3(0.219Cd)나 현대 아이오닉 6(0.21Cd) 처럼요. 올곧은 선의 매력이 돋보였던 A6도 이제 조금은 둥글둥글해진 이유입니다.
통합과 교감
커브드 OLED MMI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11.9인치 버추얼 콕핏과 14.5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그리고 10.9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구현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운영 체제로 사용하며 운전자의 끊김 없는 디지털 세계를 구현한다는 것이 아우디의 설명입니다.
스마트 폰에서 사용하는 음악, 비디오, 게임, 내비게이션, 주차/충전, 날씨, 뉴스 서비스 등 다양한 앱을 아우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통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유튜브요. 그리고 앱들은 MMI에 통합된다고 합니다. 아우디가 차 안에서 굳이 스마트 폰을 꺼낼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아우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는 계속 확장될 예정이라네요.
음성 제어도 아우디가 강조하는 A6 e-트론 인포시스템의 강점 중 하나입니다. 자가 학습이 가능한 음성 지원 서비스, 아우디 어시스턴트를 통해 한층 더 많은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우디에 따르면 아우디 어시스턴트는 기능 실행, 목적지 검색, 날씨 정보 제공 등 스스로 알아서 잘 인식한다고 합니다. 만약 답할 수 없는 경우에 맞딱드리면 챗GPT와의 연결을 통해 만족할 만한 대답을 선사한다고 하네요. 운전하면서 대화하듯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런 상호작용은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더욱 극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효율 앰프는 830 와트 전력으로 헤드레스트 스피커를 포함한 20개의 스피커를 구동하는데, 20개 중 4개는 1열 헤드레스트에 통합된다니까요. 이런 게 진정한 퍼스널 서라운드 사운드인가.
후륜구동 아우디
글로벌 미디어 테크 회사인 Motorspot Network 산하 매체 motor1.com은 A6 e-트론에서 주목해야 할 특징 중 하나로 RWD(Rear-Wheel Drive)을 꼽은 바 있습니다. 아마도 전륜과 사륜구동 자동차를 주로 만들어 왔기에 그 브랜드가 선보이는 후륜구동 세단이 신선하다는 거겠죠.
후륜에 싱글 모터가 들어가는 A6 스포트백 e-트론과 A6 아반트 e-트론의 시작 가격은 각각 7만 5600유로(약 1억 1380만 원), 7만 7250유로(약 1억 1600만 원)입니다. 콰트로가 탑재된 S6 스포트백 e-트론과 S6 아반트 e-트론의 가격은 9만 9500유로(약 1억 4980만 원), 10만 1150유로(약 1억 5200만 원)부터.
유럽에선 오는 9월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만 아우디 코리아는 기존 A6의 상품성을 개선한 ‘24년식’ A6 40 TDI와 A6 45 TFSI의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글 이순민
사진 Audi Media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