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동해 바다, 푸르른 그 바다에서 파도가 출렁이는 풍광을 보고, 뜨겁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싶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울창한 수목과 성큼성큼 다가오는 듯한 야생의 풍경을 보고 싶다’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 반짝이는 별들을 잠들기 전까지 볼래’
그.런.데.
밖에서 떨고 있고 싶진 않고, 편안하게 누워서 보고 싶다.
늘 차박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다르게 니로EV는 대용량 배터리이고, 유틸리티 모드도 있으니 겨울에 춥더라도 히터를 켜서 편안하게, 여름에는 에어컨을 켜도 시원하게 차박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내연기관차도 가능한 일이지만, 시동을 켜놓으면 매연이 나오고 냄새가 차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 냄새가 싫었기 때문에 이제까지 기껏해야 최대 30분 정도만 공회전 해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2월 말, 동해 바다로 갈 생각으로 준비해 봤습니다. 배터리가 67%만 있지만 강원도에 충분히 도착 가능합니다. 동해안 인근에서 충전하고 차박하면 대충 될 것 같은데 겨울이니 히터를 얼마나 써서 배터리가 소진될지 따져봐야겠습니다.
일단 먼저 2열 시트를 눕혀보고 바닥깔개와 공간을 확인했습니다. 2열이 판판하게 되지 않고 운전석쪽으로 살짝 높습니다. 누웠을 때 왠지 불편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차량을 평평하게 주차하고 실제로 바닥깔개를 깔고 누워보니 공간이 많이 아쉽습니다. 레그룸이 넓어서 코나 일렉트릭 대신 가족이 타도 편안한 니로EV로 선택했습니다만.. 그럼에도 공간이 좁습니다. 게다가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레그룸이 넓어서 중간이 많이 뜨기에 머리를 차량 뒤쪽으로 하고 누웠는데도 발이 저리 멀리 가다니(참고로 필자는 키가 180Cm). 저를 포함한 2인 차박은 힘들 것 같아 나홀로 차박을 해야겠습니다.
배터리는 얼마나 소모할까?
현 상태로 배터리 67%에 주행가능거리는 245Km입니다. 10분만 누워서 히팅을켜놓고 유틸리티모드로 차박 상황을 가정해보기로 했습니다.
10 분 후, 배터리는 고작 1% 줄어들었고, 주행가능거리는 7Km 줄어들었습니다.
1시간이면 6%, 8시간이면 48%라는 대략적인 계산이 나왔습니다. 어두워진 7시에잠들어서 6시 무렵 해돋이를 본다고 하면 11시간 66%. 하지만 위에서 얘기했듯 이건 무척이나 여유를 준 것이고, 이렇게 소모하더라도 이로 인해 차량이 방전될 위험은 없습니다.
또한 영하 5도의 날씨에 히팅으로 난방하는데 10분에 배터리 1%를 소비한다. 이건 차박하는 곳의 기온이 더 낮으면 또 달라지겠지만, 차박할 곳의 기온이 높다면 배터리 소모가 더 적다는 걸 의미합니다. 게다가 처음에는 차내 온도가 낮기 때문에 히팅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어느 정도 온도가 맞춰지면 소비가 줄어들겠지요.
가장 큰 문제는 2열 시트를 눕힌 상태의 경사였습니다. 머리를 뒤쪽으로 두니 발의 위치가 높고 머리의 위치가 낮아서 조금씩 조금씩 피가 거꾸로 솟는듯 하더니, 나중에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숨이 막혀옵니다.
차의 전방의 위치가 낮도록 다시 주차해 보았으나 사진에서처럼 경사가 뒤쪽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머리를 뒤로해서 누워있기는 불편합니다. 아무래도 후면이 더 높은 곳을 찾아 주차하도록 미리 찾아보거나 도착해서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원재
미소선비TM
자연에너지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는 농촌 체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