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통부(US DOT) 산하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3월 10일 자동화 차량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초의 최종 규칙을 발표했습니다. 이 규칙은 자동화된 운전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 운전자와 관련된 전통적인 수동 제어장치가 없는 차량을 고려하여 탑승자 보호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s, FMVSS)을 업데이트합니다.
Pete Buttigieg, 미 교통부 장관은 “2020년대까지 US DOT의 안전 임무 중 중요한 부분은 자동화 운전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발에 발맞춰 안전 기준을 보장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새로운 규칙은 ADS 장착 차량에 대한 강력한 안전 기준을 확립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NHTSA 부국장인 Dr. Steven Cliff는 “ADS 장착 차량의 운전자가 사람에서 기계로 바뀌면서 인간의 안전을 지켜야 할 필요성이 그대로 유지되고 처음부터 통합돼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규칙과 함께, 우리는 제조 기업들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도록 한다.”
이번 규칙 이전의 탑승자 보호 기준은 운전대 및 기타 수동 제어를 포함한 일반적인 전통적인 차량 기능에 대해 작성되었습니다. 이번 규칙은 전통적인 수동 제어 장치가 없는 ADS 장착 차량에 기준을 적용할 때 제조기업이 요구하는 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해 기준을 업데이트합니다. 최종 규칙은 혁신적인 설계에도 불구하고 ADS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현재의 승용차와 동일한 수준의 탑승자 보호를 계속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규칙은 차량 자동화가 진화함에 따라 대중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NHTSA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부입니다. NHTSA는 이러한 차량의 안전한 테스트와 배치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첨단 차량 기술에 대한 NHTSA의 접근 방식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 연구, 인적 요인, 규칙 제정 및 시행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안전을 우선시합니다.
지난해 여름 NHTSA는 ADS나 특정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에 대해 충돌 및 사고 보고를 요구하는 상설 일반 명령(Standing General Order, SGO)을 내렸습니다. 보고는 NHTSA 조사관이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결함 추세를 신속하게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NHTSA는 보행자를 포함한 다른 도로 사용자들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운전자 보조 기술인 자동 비상 제동에 대한 안전 기준을 세우기 위해 작년에 규칙 제정을 시작했습니다.
끼어들기
현재 도로 위에서 운행하는 자동차 중에 자율주행차는 없다고 제가 늘 이야기했습니다. 그래도 종종 우리는 자율주행차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렇게 운행되는 자동차들은 모두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아야만 운행이 가능합니다. 미국은 개별 주(State)에서 허가를 해주고 있고, 우리나라는 국토부에서 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나라도 그렇습니다. 즉 허가받지 않고 공공 도로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는 없습니다. 물론 어떤 자동차 제조 기업은 그런 허가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사용자들에게 완전 자율주행(Full Self Driving) 이라고 추가 비용을 받고 기능을 팔고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법적으로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공식적으로 ADAS 기술이라고 합니다.
그럼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요? 보통 자동차가 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에 있는 일정한 기준에 만족을 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자동차라고 하는 것은 이런 기능과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정의해두고 있습니다. 이런 기준은 보통 안전한 자동차를 도로에 내보내기 위해서 정의되어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FMVSS(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s) 가 있습니다. 뭐, 해석을 하자면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도 KMVSS 라는 기준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내용의 자동차 구성 요소들의 안전에 대한 기준들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아무리 좋은 디자인을 가지고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더라도 FMVSS 에서 인정하는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도로에서 운행을 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그것은 자동차가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도로에서 운행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표현은 ‘운전석(Driver’ seat)’ , ‘운전대(Steering wheel)’ 등의 용어는 자동차에는 운전자가 있어야 하고, 수동 조향 장치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자동차 디자인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용어입니다. 하지만 로봇이 제어를 하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경우에는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석은 필요 없고, 운전대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기준으로는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들은 기존의 자동차에 자신들의 기술을 적용해서 자율주행 기술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준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부적합하다는 많은 기업들의 의견들은 꾸준히 있었습니다. 나름 적극적인 기업이었던 GM은 2018년 수동 제어 장치가 없는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는 예외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답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수동 제어 장치가 없는 셔틀 타입의 완전 자율주행 전용 차량인 Cruise Origin에 대한 허가를 요청했습니다. 어쩌면 이번에 NHTSA의 FMVSS 수정안 발표는 Cruise의 문의에 대한 답에 아닌가 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규칙은 이미 2020년 3월에 공개했던 NPRM(Notice of Proposed Rulemaking)에 대한 2년간의 의견 수렴과 검토의 결과물입니다. 이번 규칙은 ‘안전’ 이라는 대전제를 가지고 수동 제어 장치가 없이 설계가 된 자율주행 시스템 차량을 위해서 기존 용어들을 수정한 것입니다. 즉 사람이 운전을 하던, 로봇이 운전을 하던 무조건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NHTSA에서 분명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용어가 변경되었다고 해도 기존의 자동차 구조를 가진 차량은 기존의 FMVSS 기준이 여전히 적용됩니다. 이번에 수정된 내용은 운전석, 조수석, 운전대 등의 직접적인 용어를 변경하는 것입니다.
또한 물건의 이동을 위해 개발된 차량에 대해서는 사람이 타지 않기 때문에 200 시리즈 FMVSS의 안전 요구 사항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Nuro가 개발한 차량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Unmanned Vehicle” 이라고 표현을 하지만 이번 수정에서는 “occupant-less vehicle”이라고 쓰고 있네요.
물론 이번 수정에서 모든 것을 허가하는 것은 아니고 앞을 보는 열 좌석과 수동 운전 제어 장치가 없는 차량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옆을 보거나 둥글게 자리 배치가 되는 것과 같은 디자인에 대한 것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FMVSS 는 ‘안전’한 이동 수단을 위한 개발에 필요한 기준입니다. 이번에 용어가 변경되는 것이 안전한 이동 수단의 범위에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기존에 Cruise, Zoox 와 같이 수동 제어 장치가 없는 셔틀 타입의 차량을 개발하고 운행을 하고 싶어 하던 기업들에게는 실제 도로 주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고 연방 공시가 된 이후 180일 후에 시행됩니다. 물론 조건부로 허가를 받으면 45일 후에도 가능하기는 합니다.
이번 미국의 FMVSS 수정은 그동안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에 노력을 해오던 기업들에게는 의미 있는 소식입니다. 물론 다른 법적인 제한으로 무조건 운행을 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robtoaxi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기존의 자동차가 아닌 새로운 셔틀 타입 이동 수단을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많은 기업들이 공개했던 미래 자율주행 컨셉카로 소개했던 자동차들을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OTV
Over the Vehicle
자율주행차 그 이상의 가치
